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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Spirit

 

스피릿에서 마주친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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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지나지 않은 것 같지만 이제 아득히 먼 기억처럼 느껴진다. H 선생님을 만난 것은 한창 직장생활에 바빴던 어느 여름이었다. 한창 진공관 프리앰프 삼매경에 빠져있어 오디오 리서치에서 BAT 등 여러 프리들이 나의 집을 들락거리던 와중이다. 그 때 나의 오디오 리서치를 불하받으려 당진에서 올라오신 한 어르신. 나보다 한참이나 나이 차이가 많아 오디오가 아니라면 만나기 쉽지 않은 분이었다. 인연이었는지 오디오에 관해 얘기하며 연락을 주고받았다. 퇴직 후 그분은 경기도의 한적한 집에서 노후를 보내기로 작정했다. 클래식 음악광이었고 오디오도 누구 못지않게 열심이셨다. 메인 시스템은 신품으로 치면 수천만대였고 하루 종일 음악만 들어도 심심하지 않으신 분이었다.

 

어느 날 선생님 댁에 갔더니 메인 시스템을 듣지 않고 케프 LS 3/5A를 듣고 계셨다. 후면엔 레이먼드 쿡 사장의 사인이 선명한 레어 아이템 ! 축하의 인사와 함께 현악 사중주 한 곡을 LP로 즐기는데 고역은 유려하게 뻗어갔고 특히 현악기의 질감이 잘 살았다. 시쳇말로 피어오르는 듯 나긋나긋하게 배음을 뿌렸다. 내가 기존에 들었던 케프 LS 3/5A 의 그저 정직한 모니터 사운드와는 확연히 달랐다. 아뿔싸. 당연히 메인 앰프인 플리니우스 파워앰프와 오디오 리서치 프리앰프 조합인 줄 알았던 나는 깜짝 놀랐다. 장식장 저 안에 납작 엎드려있는 작은 인티 앰프가 들려주는 소리란다. 이렇게 오라 VA100 EAR 834P 포노앰프, LP12 그리고 케프 LS 3/5A는 선생님의 노년 음악생활을 풍요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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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오라를 경험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뮤지컬 피델리티 A1X A 시리즈 인티앰프와 오라의 VA50, 100 등의 인티앰프는 영국 앰프 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모델들이다. EAR 진공관 앰프로 유명한 진공관 설계의 레전드 파라비치니의 손길이 미친 뮤지컬 피델리티 그리고 당시 B&W가 한 때 소유했던 오라. 그리 크지 않은 출력에 열이 많이 나서 상판에 계란 프라이를 해먹어도 될 만큼 뜨거웠다. 하지만 음색만큼은 어떤 대 출력 앰프보다 매력적이었다. 특히 실내악이나 성악, 재즈 보컬 등에서 펼쳐지는 따스하고 작은 소리 입자의 분진들이 방 안을 포근하게 감쌌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오라 브랜드가 일본에 팔려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 국내 굴지의 하이파이 오디오 메이커 에이프릴 뮤직이 오라의 설계 및 생산은 물론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디스트리뷰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뛸 듯 기뻤다. CDA100에서부터 CDA200 등은 물론 공동제작 형태로 만들었던 DP300 같은 DAC 겸 프링앰프, AI300 시리즈 등으로 입지를 다져가던 에이프릴이었다. 나는 에이프릴 뮤직의 오디오를 좋아했다. 누군가는 너무 쏘는 소리에 강성이라고 했지만 열정이 있었고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 그리고 높아만 가는 해외 오디오에 비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에 동호인들을 위로했던 에이프릴 뮤직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오라노트는 오라 브랜드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살아 있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전설 캐네스 그랜지 옹의 디자인은 신의 한 수였고 올인원이라는 컨셉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잊고 지냈던 음악을 선물했다. 적당한 출력에 스트레스 없는 음결, 풍족한 배음과 아스라이 흩어지는 잔향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돌려주기 시작했다. 이후 오라노트 프리미어 및 오라노트 V2까지 이어지던 오라노트는 지금 현재, 음질과 디자인, 편의성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프리미엄급 올인원의 상징처럼 각인되었다. 그리고 이후 세상에 태어난 비타, 비비드라는 쌍둥이는 VA100 CD100의 현대적 부활을 알리는 날갯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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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어느 날 스피릿(Spirit)이라는 앰프가 배달 되어왔다. 박스를 받아들고 잠시 주춤했을 정도로 무거웠다. 오라를 보낸다고 하더니 파워앰프를 보낸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박스를 열자 그 예전 기억의 빛나는 크롬 도금이 반짝이며 눈이 부셨다. 그런데 왜 이렇게 크고 무거운지. 내가 생각하는 오라의 이미지는 일반 앰프 사이즈보다 작고 얇은 높이에 고정되어 있었다. 누구나 장식장 한 구석에 박아놓고 조그만 북셀프를 통해 낭랑하고 고운 소리를 즐기는 생활 밀착형 오디오였다. 그런데 스피릿을 장식장에 올려놓으니 메인 앰프 저리가라 할 정도로 듬직하다.

 

스피릿은 에이프릴 뮤직이 오라의 신형 라인업으로 내놓은 야심작이다. 기존에 비타 앰프가 과거 VA100의 현대적인 계승이라면 스피릿은 본격적인 확장, 업그레이드판이다. 크기부터 기존 비타와는 꽤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비타가 넓이, 높이, 깊이가 430 X 55 X 260mm 였던 것에 비해 스피릿은 430 X 75 X 380mm 로 높이와 깊이가 크게 증가했다.

 

내부 설계 또한 대폭 업그레이드되었다. 일단 출력단 설계를 보면 과거 채널당 한 쌍의 MOS-FET 이 한 쪽 채널 증폭을 담당했다면 이번엔 한 쪽 채널당 총 세 조의 MOS-FET를 사용했다. 이는 일본 히다치의 것으로 이미 비타에서 그 곱고 잔잔한 배음을 만들어냈던 출력소자다. MOS-FET 은 진공관을 제외하고는 가장 배음이 좋은 출력소자다. 매우 뜨거운 열을 내지만 그만큼 따스한 소리를 낸다. 핵심은 배음인데 보편적인 TR 소자보다 짝수차 하모닉스가 풍부하기 때문에 진공관 앰프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 게다가 채널 당 세 조, 양 쪽 합해 총 열 두 개의 MOS-FET이라면 웬만한 스피커의 능률이나 임피던스 대응에도 문제가 없다. 출력은 8옴 기준 채널당 150와트. 게다가 스피커를 두 조나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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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에서 심장은 전원부다. 전원부에서 빠르고 풍부한 전류를 그 때 그 때 충분히 공급해주어야 출력 소자가 충분한 전류를 공급받아 신호를 증폭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원부 규모 또한 기존 비타보다 크게 커졌다.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가 중앙에 장착되었고 그에 걸맞은 정류단이 설계되었다. 그리고 양 쪽으로 출력석이 대칭으로 탑재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MOSFET을 열 방출을 위해 넉넉한 방열판을 설계해놓았다. 가장 짧은 신호 전송 구간을 위한 정석적인 설계 패턴이다.

 

스피릿은 인티 앰프지만 정확히 말하면 하이파이 리시버라고 해야 옳다. 왜냐하면 리시버의 사전적인 의미를 규정짓는 튜너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릿은 AM/FM 라디오를 모두 내장하고 있으며 간단한 안테나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다. 스피릿은 별도의 디지털 소스 기기 없이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만능이다. PCM2704 DAC 칩셋을 활용한 DAC 회로를 내장시켜 누구나 간단히 디지털 음원을 즐길 수 있다. 24bit 음원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푸바2000 등 재생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별도의 드라이버를 깔지 않아도 자동으로 DAC를 잡아서 재생할 수 있다. 이른바 PC-FI에 대한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쉽게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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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프 LS50을 연결하고 무심코 조르디 사발의 [La Folia]를 들어본다. 이미 한 보름은 밤낮으로 틀어놓은 스피릿, 이제 좀 에이징이 되었는지 살포시 현을 켜는 움직임들이 부드럽고 유연하다. 고역도 처음에 비하면 차분해져 현의 빛깔들이 탈색되지 않고 한 올 한 올 부드럽게 펼쳐진다. 특히 고역은 나의 메인 앰프, 가격으로 치면 열배는 될 듯한 앰프에 비해서도 오히려 낫다. 배음이 풍부한 것은 동일하지만 오라 스피릿엔 뭔가 형용하기 힘든 생동감과 상쾌함, 찰랑거리는 느낌이 좋고 더 화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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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 펀치력이나 리듬감, 추진력 등도 중요하다. 사실 아름다운 배음만으로는 소화할 수 있는음악의 다양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Money For Nothing’를 들어보면 스피릿이 증폭해 LS50이 들려주는 소리는 당당하고 힘차다. 대게 대출력의 괴력은 음악성을 희생시키기 십상이다. 반대로 풍부한 배음과 음결을 가진 앰프는 저역 제동 부족해 힘없이 늘러지기도 한다. 그러나 스피릿은 힘과 음색의 균형감을 성취하고 있다. 이처럼 시소 같은 균형을 유지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것도 프리/파워 매칭의 가능성을 닫아둔 인티앰프에서 말이다.

 

스피릿은 포노단을 내장하고 있다. 최근 아날로그 LP에 대해 궁금해하며 실제로 꽤 많은 사람들이 시작한 LP 감상에 필수적인 것이 포노단이다. 단품으로 구하려면 최소 몇 십만 원의 비용이 추가되는 포노앰프를 스피릿은 필요 없게 만든다. 예전부터 에이프릴뮤직의 포노단 설계 실력은 뛰어났다. 내가 에이프릴 뮤직의 스텔로 DP300을 몇 번이나 사용했던 이유는 사실 포노단 때문이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이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헤드폰 출력단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모두 잠든 밤 홀로 듣는 음악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전면에 마련된 6.35mm 헤드폰 출력단이 소중한 이유다.

 

밤 한 시의 초침이 새벽을 뚫고 지나가는 중이다. 몇 달 전에 들인 트랜스로터 턴테이블과 벤츠 마이크로 MC 카트리지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난 레가 RP-8을 소환했다. 레가의 준 플래그십 턴테이블과 빼어난 MM 카트리지 Exact를 홀대하는 것 같아 내심 미안했던 마음을 갚아줄 기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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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의 포노단 성능은 나의 기대감에 완벽히 부합했다. 아니, 기대했던 것보다 더 나았다. 최근 서울 국제 오디오 쇼에서 구입했던 나윤선의 [Voyage] A면 수록곡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했다. 전통적으로 중역이 도톰하며 고역은 약간 롤 오프되어 편안하고 약간 목가적인 사운드를 가진 레가다. 하지만 스피릿의 포노단에 연결하니 에지도 살고 좀 더 단단한 표면 질감이 만들어지며 더욱 응집력 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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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의 포노단을 사용한 레가와 Exact 카트리지 조합은 클래식 음악까지 듣게 만든다. 사실 레가 턴테이블로 클래식을 들어본 지 꽤 되었다. 하이페츠와 프리츠 라이너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아날로그 프로덕션에서 발매한 고음질 200그램 LP를 간만에 도톰하고 따스한 레가로 듣는 맛이 감칠맛난다. 차분한 밸런스에 충실한 중고역이 바이올린 소리를 더욱 농밀하게 들려준다.

 

레가 Aria 포노앰프도 물론 좋은 포노앰프지만 스피릿 포노앰프는 마치 보너스를 얻은 것처럼 반갑다. 만일 LP를 가지고 있다면 스피릿의 포노단을 반드시 활용하길 바란다. 내장 DAC보다도 포노단을 활용해 든는 LP 사운드가 몇 배는 더 뛰어나다.

 

아나로그 FM 및 헤드폰단 등 여러 기능이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 이번 리뷰는 이즈음에서 마친다. 그리고 새로운 버전에는 블루투스 입력까지 받게 되는 모양이다. 내가 대여 받은 샘플에는 블루투스 안테나가 달려 있다. 블루투스까지 지원하게 된다면 시피디 기능만 없을 뿐 풀 사이즈 인티앰프로서 스피릿은 만능 재주꾼이다. 음원 및 LP가 주요 소스라면 스피커만 추가해 하나의 고품질 하이파이 시스템이 너무나 쉽게 완성된다. 사실 케프 LS50에서 그 성능에 놀라 메인 스피커인 다인 컨피던스 C4에 매칭해 듣고 있다. 저역 해상력과 스피드가 조금 떨어지는 것 빼고는 중, 고역은 더 투명하고 화창해 마치 스피커를 새로 산 듯한 기분이다.

 

스피릿으로 인해 이제 오라라는 브랜드는 더 이상 음색만 뛰어난 소형 인티앰프라는 이미지의 굴레에서 해방되었다. 게다가 여러 뛰어난 기능과 함께 생활 명품 디자인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케네스 그랜지의 품격 높은 디자인은 일상의 한 켠을 멋지게 빛내줄 것이다. 이 가격대 인티앰프 중에 이만한 음질과 기능을 가진 앰프가 나는 아직 생각나지 않는다.

 

 

오라 VA100과 케프 3/5A를 즐겨 듣던 H 선생님. 날이 갈수록 그 분은 메인 시스템보다 오라와 케프 그리고 LP12로 구성된 서브 시스템으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종종 소식을 전해왔다. 실제로 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갔다가 매운탕이라고 한 사발 하는 날이면 그 소리는 깊게 우려낸 사골국물처럼 더욱 진하게 들렸다. 어느 날 선생님은 그 소리를 들으며 세상을 떠났다. 그 분의 영면과 함께 오라와 케프 LS 3/5A 도 잊었고 그 때 그 소리도 기억 저 편으로 아득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제 나는 당시 듣던 오라와 케프 3/5A의 소리를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스피릿과 케프 LS50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 속에서 느꼈던 뭔지 모를 희미했던 데자뷰의 정체를 찾았다. 오라 스피릿과 케프 LS50 이라는 토양 위에 영면의 음악이 파릇파릇 되살아나 내 앞에 섰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 P E C

 

4 Analog Inputs : 1 BALANCED, 2 UN BALANCED, 1 PHONO(MM)

FM/AM Tuner : 15 Station Memory

PC USB Link : PCM2704 USB DAC

1 Analog Output : 1 PREOUT

Display Device : 14 Segment Alphanumeric LED, 7 Digits

Digital Volume Control : Cirrus Logic CS3310

Outputs : Pure complimentary three-ended push pull, MOSFET from Hitachi

1 Headphone Output : Phone Jack (6.35mm)

2 Speaker Output : A.B. Speaker Terminals

Output Power : A or B.150W/CH at 8 Ohms

AC Mains : AC 220V, 60Hz

Fuse Type : T5A 250V ( 20 x 5mm) / T10A 250V ( 20 x 5mm)

Dimensions : 430 x 75 x 380 mm (W*H*D)

Weight : 13.5Kg(Net)

Accessories : Full Function Remote Controller Included

제조사 : 에이프릴뮤직 (02-3446-5561)

판매원 : NKC 코리아 (02-578-9388)

가격 : 2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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