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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3 01:01

두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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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가요무대라는 프로를 보았습니다. 십수년전 미국에서 공부할 때, 교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던 프로였지요. 요즘은 드라마에 밀렸지만. 오래전 돌아가신 시카고에 사시던 큰 아버님은 이 가요무대만 보시면 "언제 신천에 가보네~"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시곤 하셨지요. 오늘은 영화주제가를 들려주는 날이라.....게다가 오리지날가수들이 다수 나와서 (한명숙의 노란 샤쯔~, 안다성의 ...사랑이 메아리칠때...으악! 죽음이었네요...그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게다가 윤시내가 "난 아무것도 몰라요" 불렀다는 것을 첨 알았네요) 정말 잘 부르네요......썩어도 준치라더니! (<-- 일본속담이지만 ..죄송) 그 마지막에 아니나 다를까 현존하는 최고의 국민女가수 이미자선생이 나오셨습니다. 동백아가씨를 안 부를 수 없지요. 정말 지존입디다. 45년 노래를 했다는데 아직도 저렇게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데 정말 놀랐습니다. 그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 싸나이가 떠올랐습니다. 그의 이름은 "辛英朝"입니다. 그냥 이야기하면 잘 모르실 것이고, 테너가수 신영조입니다. 요즘 분들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요, 이미자선생도 솔직히 그리 잘 생긴(?) 편은 아니지만, 신영조교수는 좀 그렇습니다. 옛날의 별명은 크로마뇽인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신선생님). 제가 대학교2학년이던 75년의 어느 날, 제게 정말 믿기지 않는 현실이 찾아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대학방송국에서 (하라는 공부는 당연히 안하고)...음악듣고 제작하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는데 누군가 방송국을 걸어들어오는데 참....그렇더라구요. 키는 짤딸막하고...얼굴은 그렇고....게다가 신발굽은 왜 그리 높던지.... 후배의 말을 들으니 (지금은 모 방송국 국장으로 잘 근무하고 있음) 저 분이 독일에서 막 오셨는데 노래를 좀 학교구내라도 좋으니 틀어줄 수 없냐고 하신다고..... Why not! 그 당시에는 릴테이프 구하기도 어려운 시절이라....인터뷰를 간단히 따고. 그의 릴을 떡..허니 아까이에 걸었는데....어! 아니! 이럴 수가? 저 모습에서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는 말인고? 이것은 아녀....뭔가 잘못되었어. 당시로선 델 모나코를 우상을 삼고 살던 시절이라....그리고 파바로티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라....한국에도 좀 그런 가수가 안나타나나 하고 목이 많이 마르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신영조라는 인물이 그 목소리로 나타난 것입니다. 창법은 조금 마음에 (주관적인) 안 들었지만 그의 실제음은 진정으로 탁월하였습니다. 독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귀국하여 음대에서 강사자리를 땃지만 왼통 몰려다니는 국내의 음악계보에 밀려 반년을 헤매던 그는 그해 늦가을에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정결한 집"을 그 당시까지의 한국 테너로서는 가장 완벽하게 불러냄으로서 오페라고 나발이고 중간에....박수를 너무 쳐대는 통에 오페라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일어났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떳습니다. 청산에 살리라...등...데뷰는 70년에 했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뜨기 시작한 것은 76년부터이지요.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쇼팽홀이란 곳에서 그의 독창회가 있어 집사람과 간 적이 있습니다. 키가 훨씬 크고 미인인 딸이 반주를 하고, 오십을 넘긴 목소리이지만 여전히 짱짱하였습니다. 맨 앞자리에 앉았던 우리 내외는 해골이 깨지는 줄 알았습니다 (발성을 해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것임). 침도 가끔 튀고......아! 그런데 노래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더군요. 끝내고 간단한 다과회에서 인사를 드렸는데...당연히 저를 기억 못하시더군요. 저는 선생님을 잘 기억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아직도 그 목소리를 그렇게 잘 간직하신 것에요..라고 말했더니....웃으면서 그러시더군요. 성악가가 노래를 해야지요...... 녜....당연한 이야기같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단한 노력을 하는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라고 할까요? 이미자, 신영조 뽕짝과 클라식 조금 생긴 것이 딸리는 것이 삶의 방향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소리를 간직하기 위하여 끝도 없는 절제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것. 그리고 최후의 Entertainer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者들을 잊지 않았다는 것. 저는 이 세가지의 우연한 일치에 아직도 잠을 못 이룹니다. 이광일 노래는 소월의 시에 김연준이 곡을 붙인 "제비" 입니다. 제비 <--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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