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사이트 두어 군데에 가입을 하고서도 혼자 생각에, 자신 있게 오디오 얘기를 하는 대화의 마당에 끼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자다 깬 새벽 4시경부터 생각을 해본 것인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럴만한 마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이제까지도 쭉 생각을 해 왔던 것이긴 합니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남들은 오디오의 세계에 뛰어들어, 기기나 음악에 대한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아니더라도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이거나 또는 다른 이들이 하는 오디오 얘기에 적절하게 잘 껴서 얘기도 잘 하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고민 아닌 고민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서의 내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일까?
맞기는 맞는 해석입니다만 이것만은 아닌 것 같은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업글은 왜 그리 하고 싶어서 안달복달 할까?
현재의 시스템에 대해서 불만을 갖거나 부족한 무엇을 느껴서도 아닌데 말입니다.
잠깬 새벽, 두어 시간 동안 이리저리 생각을 해본 결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 이유는 예전처럼 원하는 하나에 파고드는 매니아적 기질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업글의 주요요소인 음에 대한 감각, 자기가 원하는 음질을 추구하는 방향성,
그리고 정해 놓은 그 방향을 꾸준히,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끝까지 따라가는 끈질김과
무엇보다도 중요한, 내가 원하는 음을 반드시 구해내겠다는 용기 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업글이란 것을 기기의 예쁨과 남들의 추천, 그리고 이 정도는 갖고 싶다는
속물적인 생각.... 이러니 오디오 사이트에 가입을 해서도 오디오 얘기를 하지 못하고
주로 보고, 듣는 일만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지 새 기계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업글이라고 오해하고 살아 온 것입니다.
불행인 건지 다행인 건지는 모르겠으나 오디오기기를 팔고 사는 육체, 정신적 능력도
이젠 얼마 남지는 않았다고 볼 때 이렇게 살다 죽는 것도
내 팔자에서는 괜찮은 것이겠다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돈만 바쳐준다면 말입니다.
이전에 얼마간 유행했었던 말처럼 ‘이대로 살다가 죽을려, 냅뒤’
오디오 사이트에서 오디오에 관한 얘기가 아닌 잡설을 하는 이유가 있을 터,
그 이유를 나만이 안다고 해도 섭섭하지는 않지만
마니아(저는 이 말을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가 될 수 없는,
그래서 결국 끝까지 변방에서 빙빙 돌 수밖에 없는
이런 나의 정신적 귀차니즘과 정열 없음의 상태에 대해선 영원히(영원히 라는 말은 없죠? ‘지가 죽기 전까지’가 적절한 표현일 겁니다) 섭섭할 것 같습니다.
이 아침부터 말도 안 되는 횡수를 늘어놓은 것은 지 맘속에 뭔가 불만이 있어서
그런 것이겠죠?
자기가 못났으면서도 그걸 깨닫지 못하고선, 세상이 자기를 바쳐주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불만만 터뜨립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