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오디오파일들의 편견 뚫기

by 이광일 posted Sep 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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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훈님의 삼성에 관한 판단은 정확하다고 봅니다. 삼성이 거대 가전브랜드로 인식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High Tech 가 High Touch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Touch에는 피상적인 것과 내재적인 것이 있는데....핸폰이나 mp3 이런 것은 봄직하면 성공합니다. 가격도 맞아서 삼직하면 대박이지요. 소리? 이쪽으로 빠지면, 조금 다릅니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들음직하다~ 이정도면 문제가 없겠지요. 그러나 오디오파일들이 생각하는 들음직하다..라는 것은 일반인의 그것과 많이 다릅니다. Touch가 다른 것입니다. 같은 붓으로 같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도 한장에 만원도 안나오는 그림과 300억이 넘는 그림이 있듯이 터치는 가슴속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참.....시쳇말로 "더럽게 어려운..."것이 이 하이엔드 오디오입니다." 오디오파일들의 편견 - 국내 오디오파일들을 지칭하신 것으로 이해됨 - 을 만든 것은, 외국인들이 아닌 바로 우리의 오디오제작자들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30, 40년전 한국은, 아니 그때의 저는 코빨아 먹으며 손등이 터지도록 흙장난치고 놀던 아이였습니다. 보릿고개는 누구에게나 있었고요. 전 서울 살아 밥은 잘 먹고 자랐지만, 시골가면 밥이 꺼멓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오디오를 소유했고, 30년전의 맥킨에 JBL세트는 집한채값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주인공들은 날고 긴다는 실력을 가진 엔지니어와 음악인들이었고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만들고 제대로 보급하면, 편견은 뚫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외국과 똑같은 가격으로 비슷한 것을 만들어서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동등급을, 국산이기에, 아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고 외국에 내 놓아도 제 가격을 쳐서 사가는 그런 오디오를 만드는 게 어렵지요. 문제는 투자입니다. 돈이란 돈은 모두 게임, 부동산, 인터넷.....확실한 제조(이것은 변화합니다만)에만 몰리니 누가 오디오 만드는 것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에이프릴이 뚫어야 할 편견은 재훈님이 정확히 지적해 주셨지만 그 기저를 파고 들어가 보면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돈의 흐름의 문제가 극히 일부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행동이 바뀌지 않고 행동이 변하지 않으면 더 나은 사회는 절대 오지 않습니다. 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내려지고, 돈이 제대로 쓰여지며 길거리에서 방방거리는 차도 줄고, 난폭버스도 줄고, 새벽1시까지 7개의 과외를 돌리는 엄마도 줄어들고, 4차는 가야 속이 풀리는 술문화도 좀 줄고 메달도 돈 들이면 색깔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버리고.... 시꺼먼 매연 뿜으면서 모른 척 담뱃재 털어내는 사람도 줄고 수백억부자이면서도 한강상류의 지천으로 시꺼먼 폐수를 밤중에 방류하는 직원얼굴이 이뻐보이는 그런 사장님도 줄고.... 이렇게 자기 자신만이라도 조금씩 변하다 보면 편견은 깨어집니다. 오디오에서의 편견이 깨지기 전에.....가까이라도 갈 수 있다면 이미 우리나라는 참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재훈님의 글을 읽으니 가슴이 징허네요. 에이프릴에 투자하세요. 에이프릴의 상징성은 돈으로만 환산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외국 리뷰어들이 뭐라고 썼는지 자세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글이 믿기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편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