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6시경 회사 방문해서 DA100 구입한 사람입니다.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너무 이르지만 첫 인상은 대단히 좋습니다. 55만원에 이만큼 만족스러운 DAC를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 여겨집니다.
제가 DAC를 구하게 된 건 제가 살고 있는 분당이 FM난청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KBS 1FM 듣는 걸 즐기는 지라 지난 10년간 여러 노력을 해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성능 좋은 옥외형 Yagi 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 방법 이겠으나 아파트 구조와 위치관계로 불가능 했습니다. 부스터를 다는 등 갖은 방법으로 실내 안테나의 성능을 높이려고 해 봤지만 잡음이 넘치는 스테레오로 듣거나 Noise없이 들으려면 모노로 듣는 수 밖에 도리가 없었지요. 그나마도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신 상태가 변하여 모노로도 Noise와 Multipath가 심해서 들을 수 없는 일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KBS가 맘에 드는 일을 하나 했는데 바로 KONG이라는 internet cast를 시작한 겁니다. 처음에는 음질이 그저 그렇더니 최근에는 상당히 들을 만 해졌습니다. 제가 낸 시청료가 정말 유용한 곳에 쓰이기도 하는 구나 하고 처음으로 느껴 봤습니다. 저에게 하도 두들겨 맞아서 골병든 튜너와 지저분한 실내 안테나를 치우고 놋북을 오디오에 연결해서 마침내 noise없는 스테레오 방송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노이즈 없는 것만도 감지덕지 했는데 조금 지나자 음질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놋북의 사운드 칩에서 나오는 소리는 FM라디오 수준이라 그걸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궁리를 해봤더니 USB입력이 달린 DAC를 놋북에 달거나 아니면 성능 좋기로 소문난 튜너를 구하고 무리를 해서라도 아파트 옥상에 옥외안테나를 설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지요. 그래서 쓸만한 제품들을 물색해 본 결과 아래와 같은 대상 제품들이 나오더군요 (최근까지도 국내 오디오 업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터라 국내 제품들은 찾아 볼 생각도 안했습니다). 외산 separate DAC들이나 고급 튜너들은 아주 가격이 높아서 너무 비싼 것들은 배제하더라도 상당한 부담이 되었으나 FM을 잘 듣고 싶은 욕심에 투자를 하기로 했지요.
DAC: Apogee Digital mini-DAC with USB (180만)
Tuner: Accuphase T-1000 (340만) + 안테나 공사비
둘 중에 어느 것으로 정할까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April Music에 대해 듣게 되었고 USB입력이 달린 성능 좋은 DAC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져보니 생긴 모양도 마음에 들고 (Agogee의 mini-DAC과 비슷한 크기라서) 평도 좋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맘 먹고 April Music을 방문해서 실물을 봤더니 외장이나 내부 회로 모두 훌륭하게 잘 만들었기에 바로 구매해서 들고 왔습니다.
첫 시청 소감은 ‘기대 이상’ 입니다.
FM소리가 마침내 만족스러워 졌습니다. 잡음 없고 음질도 좋은 스테레오 방송을 마침내 듣게 되었습니다. 하는 김에 쓰고 있던 CD player (Teac VRDS-20)의 동축 디지털 출력을 DA-100에 연결 시켰더니 완전히 다른 CD player가 되었습니다. VRDS-20의 어두운 고역과 약간 느슨한 저역이 밝아지고 팽팽해 졌습니다. CD player와 스피커 (Spendor SP100)를 모두 바꾼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달라졌지요. 55만원 투자에 튜너 문제 해결하고 전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것 같은 효과를 얻었으니 현재로서는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April Music을 몇 달 일찍 알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최근에 앰프들을 바꿨는데 미리 알았다면 April의 제품들도 심각하게 고려했을 겁니다.
앞으로도 좋은 제품 많이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