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레퍼런스라는 것....

지난 토요일엔 아마 지상 최고의 음악성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른바 빈티지의 제왕, Western Electric의 시스템으로 심하게(?) 음파욕을 하고 왔다. 그냥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것이 없는 "표현력"이 그 시스템에는 존재한다. SACD의 30kHz를 따지는 분들에게는 저 가청대 위의 고역이 어떻다고 시비를 걸수도 있겠지만 적어도....이런 소리는 그냥 듣기만 해도 별로 할 말이 없는 그런 사운드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법. 내 시청실에서 마침 반가운 놈을 하나 낚았다. 오래동안 대접을 못 받고, 몇 군데 빛 바랜 곳이 있지만, 깨끗이 오버홀을 하고 난 Manley Labs의 레퍼런스 프리가 그 놈이다. 아마 데이비드 맨리, 그 본인이 만든 마지막 작품이 아닌가 한다. 지금은 아마 단종되었나 보다. Solid-state로 요즘 들어본 것 중 최고라 생각했던 Pass의 XP-20도 썩 괜찮은 프리이지만 맨리의 레퍼런스앞에서는 몇 곱이 꺾인다. 참...오디오라는 것이 이렇듯 간사하다. 아니, 내 귀가 간사하다기 보다는 그의 귀가 잘 뚫렸길래 이런 제품도 만들어 내나 보다. 좌우 기판을 띄운 것과 오직 귀로만 튜닝된 소리. 그야말로 가장 싸고 잘 견디는 (어디서 이야기꺼내면 욕먹을 정도의) 진공관 3개씩. 이 프리의 특미는 별도로 연결되는 진공관식 파워 서플라이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놈으로...음악들으면 또 한참이 감동이다. 왜 이런 제품을 단종시켰는지...Evanna Manley의 마케팅감각에 또 한번 놀란다.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보았으면.....David Manley... 그의 삶은 Reference가 아니겠지만, 그의 작품중 250 monoblock이나 이 Reference Preamp같은 것은 진정 Reference라는 말을 붙여도 부끄럽지 않을 제품들이다. 그냥...제대로 된 음악이 들리니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