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평론하는 이 종학입니다. 오늘 오라 노트 프리미어 취재차 에이프릴에 들렀다가 깜짝 놀랄 경험을 했습니다. 그간 악동으로 소문한 B&W N802D와 마그네판 M20.1이 이토록 순한 양이 되어 말을 잘 듣는 경우를 처음 봤습니다.
B&W에선 중역의 확고한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튼실한 베이스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더블 우퍼를 자유롭게 구동하는 데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그네판? 죽음입니다. 넓고 광대한 사운드 스테이지에 깊은 음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악기 배열이 일목요연하게 그려지고, 각 악기의 음색이나 톤이 사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재즈의 그루비하고 거친 맛도 일품이고, 보컬의 호소력은 지금도 귓전에 맴돌 정도입니다.
과연 이런 앰프로 어떻게 이런 경지가 가능할까 수없이 앰프를 바라보고 스피커를 바라봤습니다. 아무튼 이 사장님, 축하합니다. 드디어 큰 결실을 이뤘습니다. 아무튼 취재하러 온 본분을 잊고 앰프를 뜯어보니 과연 800VA급의 튼튼한 전원 트랜스와 9만 마이크로급의 캐패시터 배치, 문도르프의 부품과 선재의 투입, 최단 신호 경로의 실현 등 정공법으로 일체 타협없이 만든 데다가 샤시는 완전한 알루미늄! 대체 245만원이라는 가격이 머쓱해지더군요.
사실 평론을 하면서 제일 기분 좋을 때는 이렇게 느닷없는 보물을 만날 때입니다. 학교 소풍가서 보물찾기 할 때의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나중에 이런저런 스피커를 물려서 본격 리뷰를 할 생각이지만, 그만 흥분을 못 참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쩔 수 없이 저도 하나 구매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시청이 끝나고 이 사장님한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경지를 실현할 수 있었나요? 참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솔직히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간 제품을 만들면서 스펙에 치중하다가, 이런 기술적인 부분이 해결되면서 음악성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그 결실입니다."
말하자면 누가 따져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 10여년을 보낸 후, 드디어 음악성의 영역에 도달한 것입니다. 그간 에이프릴의 사운드 성향에 약간 불만을 가져온 필자로서는 지금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결실이 왔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에이프릴의 모습,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