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too...to 의 용법 : 수능이 가까와 오니까).
GIGO (Garbage In Garbage Out)이라고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도
많이들 하십니다.
또, 녹음된 그 이상은 때려 죽여도 오디오로는 재생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어떻든 오디오의 체인에서 소스 (CD, PC file, LP, Reel, FM..)가 지니는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없이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요즘 한참 회자되고 있는 HD (high definition) 고해상도 File의 재생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한번 드리기로 하고요 (U2의 사용법과 더불어....).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앞 그림과 같이 FM Reception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과천쪽 (사실은 길건너가 양재동이니까..지금의 코스트코, 이마트가 있는 그곳)에서 12년 정도를 살았었습니다. 그곳은 FM이 잘 나옵니다.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93.1이 잘 잡히니 실내안테나로도 만족하고 지냈었습니다.
그러다가 경마장 옆의 3층짜리 빌라의 2층으로 잠깐 이사를 가서 2년을 산 적이 있는데, 그곳은 또 FM 난청지역입니다.
이상하지요.
조금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소리가 들리고 안들리고...막 그럽니다. 짜증나지요.
옥상에다 별도의 안테나를 달려다가 이런저런 핑게로 결국은 못달고 딱 세달 전에 지금 살고
있는 광주 오포의 시골로 왔습니다.
오라노트로 음악을 듣는 집사람에게는 FM을 켜 놓고 집안 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인데
막상 제가 집에 늦게 들어가다 보니 잊고 지냈었습니다.
잘못된 것이지요.
광주로 와서 93.1이 잘 안나오는 것은 정말 깝깝한 상황이었습니다.
좋다는 안테나 십몇만원씩 주고 두어개 사 보았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잘 들리는데서 더 잘 들리게 하는 것은 좋지만, 일단은 잡히고 분리도가 제대로 나오고
노이즈도 타지 않아야 생중계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달포전 아침녁에 마루에서 음악을 듣다가 두가지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는 1979년 청주에서 발령받아 잠시 근무하게 되었을 때...그 당시에 MBC FM을
듣고 싶어서 (KBS는 지방에서도 잘 나왔음)...별 짓거리를 다 해보다가 낮은 아파트의
옥상에 무려 10미터 짜리 FM 안테나를 다는 것이었습니다.
피뢰기와 적당 거리도 맞추어야 하고, 혹 안테나가 넘어가면 문제가 생기니까 세 방향으로 쇠줄을 잘 튕겨서 지지시키고...긴 철봉이 없어서, 용접까지 해 가면서 대를 세웠습니다.
국기게양대를 만든 거지요.
드디어, 줄을 집안으로 끌고 들어와 FM을 켜는 순간 흘러나오던...김기덕아저씨의 목소리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후로도 오랜동안 참 편하고 좋은 서울 방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직원들이 제게 "미친.." 라고 놀려대던 기억에 웃음이 나네요.
또 하나의 케이스는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제 동창이야기인데...이 친구는 자신의 방에
꽤 비싼 오디오 시스템이 있습니다.
우연히 그가 오라노트를 알게되고, 그것을 거실에 설치하면서 똑같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의 집이 북한산에 바로 붙어 있어 FM에 노이즈가 많이 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의 집사람은 93.1을 늘 틀어놓고 살았었는데..그 집으로 이사하면서 음악을 못듣고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라노트에 꽤 쓸만한 튜너가 달려있는데, 이 친구는 그 진가를 알아보고는 집 주변에
안테나를 설치하려고 이리저리하다가....결국은 집 옆의 언덕 꼭대기에 안테나를 세우고
신호를 끌어오는 대공사(?)를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과는 어떠하였을까요?
그 친구의 집사람은 깨끗한 신호의 93.1을 하루종일 들으며 집안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졸지에 저와 제 집사람이 그 집에 감사하다는 초대를 받아 찾아가서 아주 융숭한 대접을
받고 왔습니다.
로이드의 더블릿에 물린 오라노트의 소리는 요즘 아이들 말로 "장난이 아니었음" 그 자체였습니다.
방안의 메인을 거의 듣지 않게 되었다는 그 친구의 고백과
자신에게 음악을 다시 되찾아 주어 고맙다는 친구 마나님의 황공하신 말씀에
오디오제작자로서의 적잖은 프라이드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가만히 생각해 보니...좋은 소리의 공신은 그의 남편이지요.
30미터가 넘는 동축케이블을 끌고 산등성이까지 줄을 끌어서라도 마눌에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어야 하겠다는 생각.
작지만 큰 행동입니다.
새로 이사간 이 집도 유사한 케이스입니다.
허나 저는 산등성이로 30미터를 끌고 올라갈 자신이 없습니다.
다행히 (?) 2층 베란다의 끝쪽에 관악산을 향하여 동양안테나 (만세!) 3만원짜리
전용을 달고 나니....노이즈 0 에, Depth도 잘 나옵니다.
공사는 동네전파사에 맡겼는데, 이래저래..다 해서 10만원 들었습니다.
글쎄 10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평생을 좋은 소스로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댓가 치고는 그리 큰 것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