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생활한지 10년차 되지만 아직도 모르게 많은 초보입니다.
집에서 음악 듣는 시간이 주말밖에 없어
사무실에 서브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앰프로 AI 500을 낙점했다가
갖고 있는 좋은 여분의 프리가 있어
꽤 좋은 파워 앰프를 구해 엘락 스피커에 매칭해 들었습니다.
소스는 CDT 100과 DA 100S였습니다.
꽤 괜찮은 소리를 내주었지만
B&W 802D를 주력으로 하는 제 메인 시스템과의 겪차를 결국 줄이지 못하기에
서브를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팔기전에 마지막으로 이전부터 실험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이 가지고 있는 AI500을 빌려다가 제 시스템에 매칭을 해보는 것이었죠.
제게 AI 500 빌려주신 선생님의 시스템의 소리는 다소 밍숭밍숭했었습니다.
특히 제가 갈망하는 다이나믹과 스피드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500의 평이 워낙 좋아서 제 시스템에 매칭해 보기전에는
함부로 평가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마침내 좋으신 선생님께서 빌려주셔서 제 시스템에 매칭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틀동안 제 시스템에 매칭한 결과는 한마디로 "It"s incredible" 입니다.
제가 그동안 사용하던 분리형 앰프에서 내주던 소리를 몇 단계 뛰어넘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소리가 마치 살아서 팔딱거리는 거 같습니다.
특히 제가 그토록 갈망했던 다이나믹과 스피드가 발군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믿어 지지 않는 건 해상력이 쭉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쓸만하네하고 생각했던 CDT 100과 DA 100S으로부터
별의 별 소리가 다 들리는 데 이건 뭐...
제 메인 시스템의 해상력에 심각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니 앰프바뀌였다고 해상력이 이토록 높아질 수 있는건지...
제가 그동안 쓰던 분리형 프리 파워도 해상력에서
그 가격의 몇배를 뛰어넘는 것들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AI 500으로 이틀간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강렬한 인상은
음악을 소리가 아니라 음악으로만 듣게 하는 마력이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AI 500으로 듣고 있으면 해상력, 스테이지, 대역 이런게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런 소리분석적 음악감상을 아예 못하게 막아 버립니다.
그냥 음악자체에 푹 빠져들게 합니다.
CD 하나를 틀어놓으면 끌수가 없습니다.
계속 음악에 몰입하게 하고 이곡이 이렇게 좋았나 하면서 감탄만 연발하게 됩니다.
music server라는 말이 있는데
AI 500에 딱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전혀 들어내지 않고 청자가 온전히 음악에 몰입할 수 있게 봉사하는 시녀같습니다.
정말이지 오디오질 10년하면서 이런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한건 린 LP12 이후로 거의 처음입니다.
AI 500의 AI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음반에서 음악의 정수만을 뽑아내는 인공지능 같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봅니다.
왜 오랜 오디오 생활을 하셨던 분들이
AI 500을 메인으로 하는 단촐한 시스템에 만족하시는지 이제야 어렴풋이 알것 같습니다.
왜 일본에서 AI 500이 그랑프리를 차지했는지 알 거 같습니다.
지금 AI 500을 내놓을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AI 500을 내치시기 전에 자신의 시스템에 왜곡이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 보시길 바랍니다.
짧은 오디오 생활을 한 초보이지만 제가 감히 한 말씀 올리자면
AI500은 진정한 명기입니다.
음악을 세상과 소통시키는 music server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자 하는 봉사자 같은 기계입니다.
이렇게 좋은 제품을 이렇게 말도 안되는 저렴에 가격에 만들어 주신
이 사장님과 에이프릴 직원 여러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릴 뿐입니다.
추신)
그런데 제가 들은 AI 500은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겁니다.
도대체 업그레이드 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지금도 너무나 엄청난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