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700 공동구매를 지켜보며....

by simon posted Jul 22,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밤이 깊다.

Quatuor Ebene 으로 Debussy의 G minor를 듣고 있다.

 

12시가 넘어가는데....이곳이 조금 더운 것을 보면 도시의 오늘 밤은 좀 더울 것 같다.

갑자기 아이스 파워가 생각났다.

 

요 며칠간 주변에서 Ai700 공동구매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S1과 Ai700의 차이는 무엇인가?

왜 인티인가?

왜 ICEpower인가?

공구간격이 너무 짧은 것 아닌가?

.....

급작스럽게 증가한 약간의 네가티브성질문을 대하면서....

내가 도덕적으로, 또는 사회 규범을 일탈하는 그 어떤 것이 무엇을 한 것이 있는가를 곱씹어 생각해 보았다.

생각은 그냥 하면 재미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문자답을 하다보면 솔직히 골치 아프다.

그래두 '생각에 빠짐' 그 자체는 재미도 있고 의미도 크다.

 

얼마전 나는 사는 이유, 살아갈 이유에 대하여....인간은 왜,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하여 나름대로 정의를 확고히 내렸다.

그것은 '인간은 보람으로 산다'는 것었다.

그저 '생이란 것이 덧없다'는 막연한 사고를 넘어,

아무리 떠벌려도 돈 못벌면 개털이라는 엄연한 경제논리를 부인하는 레벨을 넘어....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보람'을 느끼고, '보람'을 먹고, '보람'을 바라면 살아간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에 '보람'된 생을 마치는 사람들은 정말 행복하게 떠나가는 것을 많이 보았다.

 

내가 돈벌고 성공하는 것도, 무엇을 이루고 그로 인하여 '보람 (이때는 성취감이겠다)'을 느낄 때

가장 기쁘고 또 그 힘으로 내일을 살아가는 것이다.

내 자식이 잘되면 흐믓해 지고, 아무리 힘든 일도 지원해 주고 싶은 이유도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람이라는 것은 그 어떤 종류의 주고 받음이 아니다.

그저 주는 것이다.

기쁘게 베푸는 것이다.

열심으로 위해고 생각해 주는 것이다.

그 결과가 잘 되던, 조금 모자라던 위하여 베풀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결국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인생은 누구나 완벽한 빈손으로 떠나고.....그 잔유물은 완벽하게 우주속의 분자물로 돌아간다.

남겨지는 것이 돈이건 건물이건 초상화이건....뭐 그리 대단히 보람찬 것들은 아니다.

그런면에서 재벌들을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들이 이루는 성과는 가히 존경스럽다.

그러나 소위 재벌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몇십대의 랭킹을 지닌 분 치고,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와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을 많이 찾기는 힘들다. 

그래서인지 아무 이유없이 초대기업의 회장님들의 동정을 지면상으로나마 보면 늘....안타깝고 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초대형 재벌보다는 오히려 중소, 중견기업을 하여 성공한 분들 중에는 돈을 제대로 쓸 줄 아는 분들이 더 많다.

그들은 여력이 되면 먼저 나서서 책을 사서 도서관에 기증하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심지어는 에이프릴뮤직같이 작은 회사를 도 도와주시는 분도 있다.

어떤 의미에서 소위 '먼저 깨어있는 자'라는 뜻의 선각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러한, 무엇인가 의미있는 삶의 자취를 남기려는 사람들이 나는 정말 부럽다.

 그들이 진정 부자임은 두말할 나위없다.

 

나는 15년전에 이 조그만 오디오라는 분야를 택했다.

음악을 사랑하고 줄리아드에서 가장 많은 재학생을 보유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OECD 몇 위를 외치고, 국격을 외치지만

오디오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드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세계시장에 정말 좋은 Quality의 Audio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소리를 듣게 해 주겠다는 결심으로 말이다.

 

수도 없이 이야기했지만....에이프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니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50년은 되어야 진정한 세계의 명품대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수많은 유명 오디오 브랜드들이 명멸하는 것을 지켜보면서....에이프릴이 견뎌온 14년+a가 대견하기도 하다.

그 14년간 단 며칠도 어렵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에이프릴을 시작하고 토요일을 쉬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쉰다는 것이 우리 같이 자그마한 회사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