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수 조미미가 떠나더니
오늘 새벽엔 오동잎의 최헌이 세상을 떴다. 향년 64
처음엔 거칠고 오버하는 듯한 창법으로 거슬리는 바가 없지 않았으나, 시원한 연주와 자신에 찬 가창으로 청중을 휘어잡던
기억이 새록하다.
해마다 이 즈음이면 그의 노래 "가을비 우산속"이 라디오에 자주 뜬다.
제목이 중요한 것은 시월의 마지막 날이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지겹도록 들리게 만드는 그런 것과 같다.
마치 그 노래를 듣지 않고 지나가면 뭔가 허전할 것 같은 그런 것.
사람은 가도 노래는 남는 법.
라디오에서는 "가을 비 우산속"이 흘러 나온다.
비는 그쳤다.
출근때 자욱하던 안개도 없다.
태양이 오르면 안개는 걷히기 마련이다.
그들은 갔지만, 우리는 또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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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700 양산 샤시가 지난 주말에 도착했다.
지난 번과는 달리 미리 체크사항들을 잘 공조한 결과, 흡족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가칭 스테이트먼트 3의 최종 튜닝을 마쳤다.
Ai700 proto type에 Statement 3 proto를 물려 오랜시간 음악을 들었다.
이곡 저곡 들으면 들을수록 또 다른 곡을 듣고 싶게 만든다.
이 스피커도 상당히 괜찮다.
처음엔 dCS paganini에 Pass X20+100.5 mono power로 듣다가....튜닝이 끝날 무렵 소스를 Amarra + DP1으로 바꾸니
음악에 끝선이 달라붙으면서 훨씬 음악스럽다.
음...그래...바로 이 소리야!
디자인에 대한 것과 가격적인 문제들을 재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적어도 이 스피커가 만들어 내는 음악은
윌슨 샤샤나 B&W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사실 이런 것이 날 기쁘게 한다.
뭔가 내 마음에 드는 소리를 드디어 만들어 내었을 때의 기쁨.
보람이라고 하던가?
거기엔 보람 그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
에이프릴에서 만들고자 하는 여러가지 제품에 대하여, 여러분과 딜러들과 수입상등으로 부터의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방향을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무엇을 만드는 가?
둘째는 언제 만들 것인가 이다.
두가지 모두 쉽지 않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자칫 시간을 놓치면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도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현안을 놓고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재미도 있다.
"뭔가 오래 남을 작품"을 만들고 싶다.
오래 남아서 내 이름이 뭍어 남기를 바라는 그런 류가 아니다.
제품 자체가 오래 살아남아서 그 제품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음악이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움직인 마음들이 보다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람이다.
오래 남을 제품을 만드려면 보다 더 "집중"해야 겠다.
무서울 정도의 집중.
타협하지 않아야 할 집착. 그를 위한 끊임없는 시간과 정열의 투자.
그것이 내게 필요하다.
물론 제반 여건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대책없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지 나도 모르겠다.
요즘 에이프릴에서 나오는 제품들에 내가 오랜동안 생각하여 왔던 "音"에 대한 동경이 스며드는 기분이어서 그런 것 같다.
조그만 것이 되면 큰 것도 가능한 법이다.
또 다른 월요일 아침,
이리저리 많은 소식들이 시끄럽다.
모든 시끄러움 뒤로하고....나는 에이프릴의 삶을 위하여 총기를 모아본다.
에이프릴이 살아감은 오디오제작회사의 삶,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늘 믿기 때문이다.
에이프릴이 만든 제품을 가지고 음악을 들으며 기뻐할 수 있는 에뮤팬들이 있는 한......
나는 k pop 아이돌도, PSY도 부럽지 않다.
뭐 부러워 할 수도 없는 위치이지만.....뭐 세상이 다 그런 것이지 않나?
그들 또한 늙어가리라!
사람은 가도 음악은 남는 것.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