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해본 생각이다.
앞의 미침은 돌았다는 뜻이 아니라 \"완전몰입\"을 뜻하고
뒤의 미침은 \"다다르다\" 또는 성취의 뜻이다.
난 아직 미치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또한가지...제대로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치 못했던 것 같다.
작년 여름에 D700 공동구매의 시작을 결단하고 (기본실험을 끝내고)...
8월말부터 배송을 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은,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마치 두더지잡기같은 버그처리문제와
더 좋은 음질을 찾기위한 끊임없는 추구로 인하여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머리털이 다 빠지는 둣한 고통의 시간이 지난 후....우리가 목적하는 배송이 시작된 시각은 5개월여가 지난
시간이 흐르고 난 다음이었다.
그 전후로 하여 약 8개월의 기간을 제품이 없이 회사가 돌아갔다는 이야기다.
그저 훅~하고 날아간 세월속에 매달 아무 일도 안해도 날아가는 기본경비가 뭍혀서 날아갔다.
에이프릴같은 소기업에게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D700은 명품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제품인 동시에....회사에도 치명상을 힙혔다.
그로부터 지금까지...에이프릴은 아직 그 쓰나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오라노트 v2가 얼마전까지 나오기 시작하여 조금씩 풀릴 여지가 보이기도 하지만, 이 역시 많은 제조비용이
선투자 되어야 하는 제품이기에 자금유동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하루하루가 힘든 역고의 날들이다.
소리에 미친 것은 좋았는데...좀더 신중하게 미쳤어야 했다.
그래도, 한 분야에서 한 스텝씩 세계유수의 그레이드로 올라가는 것은 즐겁다.
그동안 수도 없이 이야기했지만....나의 꿈은 명약관화하다.
인켈 어게인!
왠만한 중산층가정이면 모두들 간단하면서 소리좋은 오디오를 한 시스템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지만 쉽지않은 일이다.
B&O가 멋있다고 하지만...소리도 별로이고 시스템이 너무 복잡하다.
Good Design이지만, 막상 사용하려고 하면....나같은 오디오파일도 헷갈리게 만들었다.
Bose가 간단하고 소리가 좋다고 하지만...베이스가 너무 벙벙거리고 (세팅이 어렵다)...색상이 칙칙하다.
아름답고
소리도 좋고
사용도 편리한 시스템.
오라 노트는 상당히 목표에 근접한 시스템이다.
그러기에 이 노트에 맞는 스피커를 만드느라 수년간 전세계를 뒤지고 다녔다.
얼마전엔 프랑스를 두번, 중국공장을 두번씩 다녀왔다.
이건 제대로 미친거다.
그래서 제대로 나올 것이란 믿음이 있다.
얼마전 필립스에서는 피델리오라는 블루레이리시버시스템을 공개했다.
All-in-one system이다.
다행히 (?) 소리는 내가 생각했던 기준과 거리가 멀다.
삼성, LG등 국내대기업, 마란쯔 데논등도 유사시스템이 있지만, 이 제품들 역시 소리 및 손쉬움에 관한 한 거리가 있다.
제대로 된 오디오는 듣는 이들의 감성을 움직이고 그를 통하여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Spec은 물론 만족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것은...과연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음악의 재생이 가능한가에 있다.
\"불후의 명곡\"이라는 TV코너를 보신 적이 있는가?
옛날의 노래들을 현재의 가수들이 리바이벌하고 편곡해서 부르는 방송이다.
관객들을 가끔 비춘다.
눈물을 훔치는 관객이 많다.
그 노래에 엮인 사연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현장에서의 그 음악이 듣는 이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TV를 통하여 들으면서도 눈시울이 시큼하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감흥을 얻을 수도 있을텐데....거기까지다.
TV의 사운드는 짜내는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얇디 얇은 TV에서 물리의 법칙을 거슬러서 제소리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게 된 Sound Bar는 이미 오래전에 예견된 제품이다.
물론 이것은 제대로 된 솔루션이 아니다.
제대로 된 솔루션은 제대로 된 오디오시스템과의 연결이다.
UHD라는 끝까지 온 화면의 압도적인 감동에 걸맞는 사운드의 재생이 제대로 된 솔루션인 것이다.
나는 이런 오디오솔류션을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
목표는 스피커포함 2천불짜리 시스템, 그리고 4천불짜리 시스템이다.
국내가격으로는 200만원짜리 시스템, 500만원짜리 시스템정도 될 것이다.
목표는 소위 구입이 가능하리라는 20만가구의 1/10인 2만가구이다.
200만원짜리 시스템으로 계상하면 연 400억 매출기준이다.
수출까지 예상하면 연 1천억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올라가는 것이다.
에이프릴에서 만들어 온 그 모든 시스템은 바로 이 최종목표로 수렴된다.
모두 이를 위한 초석이 되기 위하여 수 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졌던 것이다.
멀리만 보이던 목표가 이제야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항구가 가까와 질수록 해변가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과 같다.
마지막 노를 젓는 두 팔은 이미 내 팔이 아닌 것 같다.
허나,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들이 많다.
혹자는 디자인으로, 조언으로, 카달로그로....너무도 감사하다.
그리고 에뮤를 사랑해주고 조건없이 밀어주는 마치 친구같은 고객들도 많다.
물론, 에뮤의 실언과 실책에 실망하고 등을 돌린 분들도 많다.
어찌하랴....잘못을 사과하고 그 잘못에 보응하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세상은 엄청나게 변한 것 같지만, 어찌보면 변한 것은 별로 없다.
무슨 모바일세상에 인터넷이 모든 것을 삼킨 것 같지만...많은 사람들은 이미 디지털의 시대와
인터넷의 세상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에이프릴의 제품들은 그저 그런 오디오의 한 부류같지만, 미래를 생각하고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Mobile Phone, Home Automation System, Settop Box, TV등의 모든 시스템에서의 \"소리 (Sound)\"부분을 담당하는
에이프릴뮤직의 오디오시스템.
통합되지만 분산시스템으로도 운용이 가능한 오디오시스템.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도 떠오르고...
요즘 최고의 인기라는 \"명량\"이라는 영화도 떠오른다.
내게는 이제 배 열두척에 해당될 그 무엇도 없다.
나는 이순신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오디오만드는 소가공업체를 끌고가는 인물일 뿐이다.
그런데, 곧 태어날 이 제품을 듣고
시벨리우스에 흠뻑빠진 아버지,
EBS공감을 들으며 발을 맞추는 아들,
남편과 아이들을 보내놓고 차한잔 마시며 FM을 듣는 주부,
어린아이들에게 조그마한 소리로 음악을 듣려주며 책을 읽는 신혼부부의 모습들이 보인다.
환상이 아니다.
여기까지 해 놓고...손을 놓을 것이다.
오디오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것이 재생하는 음악은 위대하다.
에이프릴은 오디오회사이지만...그 이전에 뮤직, 음악회사이다.
그 경지에 미칠 때까지, 다다를 때 까지...
미친 놈 소리를 들어도 좋다.
아니, 그때까지는 온전히 미쳐있고 싶다.
여러분의 도움이 너무도 아쉽다.
뜻을 함께 나누지 못함은 너무도 안타깝다.
비록 여기까지가 우리의 한계라고 해도 나는 뛰어넘을 것이다. 아니 넘어야 한다.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