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뒤늦은 군생활을 시작한 것이 1979년 8월이었다.
3개월의 훈련이 끝나고 대구 동촌에 배치를 받으면서 두가지의 잔머리가 나의 두뇌를
혼돈케 하였었다.
후방이라서 편할 지도 모른다는 것과.....
후방이라서 늙은이를 구박할 지도 모른다는 것.
허나 모두들 나를 5년의 늦은 나이만큼 잘 대해 주었었고...나름 힘이 들었지만
별 사고없이(?) 제대를 할 수 있었다.
나의 대구는 늘 동대구역 또는 동대구터미널에서 시작되었었고....
시내의 대구백화점..대구역 주변, 칠성시장, 서문시장...거기서 거리로 늘 서성이다가
귀대하는 것이 전부였었다.
이전에도 서너번 들러 본 적은 있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바라본 대구는
아직 그대로의 대구였다.
뭐라 표현하기는 그랬지만,....그냥 대구다움!
시청회가 6시인데 서울에서 출발한 제품이 5시5분에 도착하였다.
부라부랴...짐 풀고 세팅도 제대로 못하고 시청회를 맞아야만 했다.
쇼는 늘 그랬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메인 스피커로 가져온 마그네판 3.6과 MIT케이블은 숙성되지 않은 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중고역쪽으로 많이 쏠린 경향.
후반에 스피커를 뒷벽쪽으로 붙이고 간격을 좁히어 나름 들을만 하였지만....두어시간은
나 자신 조금 짜증이 나려고 하였었다.
들으신 분들은 지겨우셨을 지도 모른다...허나
나는 대구에의 귀환이 즐거웠다.
1시간의 설명과 1시간의 시청, 그리고 식사후...또 1시간 정도의 시청 및 대화..
대구는 따뜻하였다.
스텔로 500에 대한 관심도 고마왔고
새로 나올 CD5에 대한 호응도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잠깐 선 보인 스테이트먼트 2 스피커에도 의외의 분들이 큰 관심을 보여주셨다.
무엇보다고 고마운 것은....
에이프릴이라는 회사와 그 제품에 대한 많은 분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작 내 자신은 그 분들이 그렇게까지 에이프릴 제품을 써 오면서, 알곡 하나 하나를
아끼고 사랑하여 주셨는데...
나는 회사를 시작하고 10년이 지나서 이제야....시청회라고 하여 인사를 하러 오다니!
너무도 죄송스럽고...
감사하고...
잘 해야 겠다는 새로운 힘이 솟았다.
뒤풀이에서도 따라 온 다섯명의 직원 모두...상당히 고무된 기분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마음과 에이프릴의 숨은 서포터에 대한 감사를 아끼지 않았다.
뒤늦은 세팅과 미리 검사를 하지 못한 나의 탓으로 제 소리에 좀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온 것 같지만...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으로..
오늘은 너무도 기분 좋은 밤이 될 것 같다.
푹 자고..내일..아니 오늘..푸산으로 갈 것이다.
또 다른 추억을 찾아서....
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