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땐 몰랐는데....
6학년이 그리 멀지 않다 보니...
이런 명절때면 괜스레 콧등이 지리~해 집니다.
아버님이 황해도 신천에서 38선이 막히기 직전에 단신으로 내려오셨기에,
친가쪽의 친척은 하나도 없는 거지요.
그런고로 갈 고향이 없습니다.
다행히 일년 전에 제 본관인 경기도 廣州에 뿌리를 내리게 되어
생각지도 않게...
하나님께서 나의 뿌리의 고향으로 나를 보내주셨구나 하는 큰 감동을 뒤늦게
맛 본 적이 있습니다.
추석당일 새벽에 아버님 산소에 다녀오고 장모님댁에 다녀오면....
그게 다 입니다.
돌아가시기 얼마전 까지도 그 오래전의 기억에 있는 이북의 집 주변을 설명해 주시면서
나중에 통일이 되면 꼭 찾아가 보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었지만.....
제 살아있을제 그리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나브로 역사의 바퀴를 따라 가다보면 또 언젠가는 그리 되리라하는 믿음은 있습니다.
그래도, 명절때면 당신의 자식들이 모이고, 자식의 자식들이 모이고,
이제는 또 그 자식의 자식의 자식들까지 모여서 재롱을 보게 되었으니...
이것만으로도 큰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세상이 시끄럽고
삶이 빡빡하고
믿음보다는 겨룸과 뽐냄이 넘치고
남과 북이 으르렁거려도....
눈만 감으면....이쪽 산하와 많이 닮았을 것 같은, 저 쪽 북녘하늘
아버님의 고향이 마치 제 고향인 것 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고향에 잘 다녀오시고
즐거운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보고 싶은 사람 싫컫 보시고, 좋은 추억 많이 담아 돌아오시길 기원드립니다.
해마다 추수할때면.... 에이프릴을 12년간 믿고 밀어주신
여러분들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그리고 더욱 큰 감사와 더 힘껏 일할 힘을 느낍니다.
이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