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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9 01:55

2%의 부족함

조회 수 92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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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를 만들다 보면 이 선전문구가 항상 맘주위를 맴돈다. 2%의 부족함! 아니 1%일지도 모른다. 0.5%일지도...... 그래, 10%나 20%가 될지도 모른다. 부족한 것이. 그러나, 전두엽인지 후두엽에 박힌 기억은 그저 2%가 부족한 것으로 되새긴다. 스텔로, 엑시머스....그리고 공구제품들. 정말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많고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삭히고 주입시키고 걷어내고 만들어내었다. 그 결과? 아주 많이 좋아졌다. 그 옛날이 모자랐기에 그 후는 조금 더 낫게 들렸나 보다. 낫게 보였나 보다. 그러나 아직 멀었을게다. 2%는 너무나 큰 숫자이기 때문이다. 도공은 마음에 들때까지 옹기를 굽는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으면 가차없이 깨어버리거나 시장에 헐값으로 내친다. 물론 진정한 도공은 모두 다 깨어버린다고 ....그렇게 영화에 나온다. 과연 도공은 그 모자란다는 2%를 알고 있는 것일까? 안다면 2% 더 낫게 구울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난 2% 모자라지 않는 그런 음향기기를 만들고 싶다. 헌데 이 작업은 % 에 관계없이 너무나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만드는 것은 음향기기가 아니라 그 음향기기가 만들어내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소리가 잘 아루른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래두 난 이런 작업이 좋다. 이런 과정이 좋다. 이런 고통에 때로 기뻐 눈물 흘린다. 이 세상 누가 고작 오디오 하나 만들면서 가슴조리면서 모자란 2%의 꾀재재한 눈물을 짜낼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구하는 환상은 그 오디오앞에 쪼구리고 앉아서 음악을 듣는 수십년 후의 어린아이들의 맑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진화된 최신형 핸드폰으로 마비된 엄지손가락에 밴디지를 붙인 그런 아이들이 아니길 빈다. 늘 지나치지 않고 적당하기를. 어딘가 머물줄 아는 지혜를 가진 아니들이 되기를. 뉴올리앙스의 대재앙으로 숨진 영령들을 위해 기도한다. 자연은 항상 무섭다. 늘 소리로 이야기한다. 때론 들리는 소리로....때론 들리지 않게. 소리가 자연의 가장 큰 표출을 깨달아야 한다. 내 마음의 소리, 네 소리, 우리의 소리, 그리고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억나는 첫소리는 아마 젖을 빨며 졸며 들었을 어머니의 흥얼타령으로 부터 시작되었을게다. 그리고 온갖 세상의 소리들. 욕지거리로 부터 음악, 강의, 웃음, 소음, 바람...천둥 절규, 사라지기 직전의 마지막 한 숨..소리...까지. 아! 소리의 세계는 너무도 아름답지 아니한가? 목표로 한 2%가 거의 메꾸어 질 즈음이면 또 다른 2%가 기다리고 있을 게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남들을 괴롭히게 하는 것은 정말 괴롭지만 그래도 두려운 것은 없다. 뭔가 만들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과정이 너무나 즐겁기 때문이다. 가질 생각에 즐거운 것이 아니고 나눌 생각에 즐거운 것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일 수 있는지 우리 모두는 알고 사는 것 일까? 밤귀뚜라미와 나뭇잎 바람이는 소리에 벌써 가을이 깊어진다. 밤이 되어 빛이 없으니 소리가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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