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5일

오늘은 제 17대 대통령 취임식이다. 내게는 또 다른 봉급날이다. 날은 모두 같은 날인데, 어찌 이리 통크고 좋은 날에 속좁아 터진 이야기를 시작하냐고? 세상은 그런 것이다. 뉴스는 뉴스일 뿐. 갑자기 아무 상관도 없을 듯한 몇가지 순간이 오버랩되어 지나간다. 대구 지하철의 매케한 연기속에서 질식되어 턱턱 숨이 막히며 죽어갔을 그 고통의 순간. C#을 손쉽게 드나들면서 가슴벅찬 스탠딩오베이션을 받으며, 앞으로 다가올 그의 미래를 꿈꾸며 마음껏 소리지르던 젊은 시절의 파바로티 목소리. 공인이라고 자신들을 자칭하는 연예인들의 끊임없는 말장난뿐인 TV를 욕하면서도, 무심결에 그것을 바라보며 낄낄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는 나.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친구의 권유로 오피스텔을 샀다는 이야기를 쉽게 내뱉는 소위 이 시대를 사는 장관급 인사의 언어구사레벨. 유인촌내정자도 "배용준을 보라!"고 토하기 전에 "그저 열심히 벌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기본을 지닌 언변이 아니었을까? 모든 것은 엮인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은 본시 따로 노는 것인가?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새벽. 새벽 뉴스부터 온통 혼돈, 그 자체이다. 그래서, 이 세상 어떻게 살자는 이야기인가? 라면사재기해서 도대체 하루에 몇개를 끓여먹겠다는 이야기인가? 이랴~~ TV를 끄고 잔잔한 음반 한장 올려야 겠다. 어떤 곡이 좋을까? 아무것이면 어때...뉴스보다야 낫겠지. 아니...피아노가 좋겠다. 똘망하니 정신차리기 좋겠다. 에구...헌데 신문을 펼치면 또 똑같은 이야기가 나올텐데..... 안보면 되지..왠 걱정? 바람뿐인 광야가 때론 그립다. 단파 라디오 들으며 영어공부하던 시절이 그립다. 또 한 주의 시작.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