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ideale

by simon posted Apr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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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일까?

 

세상의 모든 음악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면 무엇일까?

 

바로 이 곡이다.

 

https://youtu.be/dhFUpO6AFxc

 

이탈리아의 가곡왕  Francesco Paolo Tosti가 작곡한 Ideale (이상) 이다.

그것도 Ferruccio Tagliavini가 부른 것이어야 한다.

왜 내게 이 곡에 꽂혔는지는...명확하게 안다.

 

내가 중학교 3학년때 나는 두가지만 생각했다.

축구와 음악이었다.

저녁 7시가 넘어야 축구를 (그래봐야 동네축구였지만....) 끝내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아주 작은 소리로 늘 라디오를 들었었다.

 

내 누이는 당시 서울예고에서 오현명선생에게 사사하고 K대 성악과를 다니고 있었다.

집에서 듣는 노래라고는 멀찌감치 떨어진 6남매를 위한 단 하나의 화장실에서 늘 울려퍼지던...

Una Voce Poco Fa~

아, 그때는 그렇게 괴로웠던 이따리아노 노래가...어느 날 원효여객 49번에서 들었던 바로 이곡 탈리아비니의 이데알레에서

어마무시한 변신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라디오에 귀를 대고 FM을 듣던 내게 탈리아비니는 신이었다.

그래...신이 내린 바로 그것이었다.

 

그리고, 감히 아버님께 이런 판이 있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씀드렸다.

 

R-1591309-1231161527_jpeg.jpg

 

그리고 일년이 더 넘은 어느 날....

아버님께서 판 한장을 내게 들이미셨다.

헉!

탈리아비니의 이데알레가 들어있는 바로 그판.....Romanze di Sempre....

그 판이 성음사에서 나온 것이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곤, 그후로 그 판을 천번은 들었나 보다. 아니 두배는 더 들었을게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흘린 눈물은 수백번은 되었나 보다.

 

그 판은 아직 내 판꽂이에 남아있다.

난 그것이 빽판이어도 상관없다.

아버님이 내게 선물하신 최고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버님도 가시고...탈리아비니도 가고,....누이도 가시고....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음악만 남아있다.

 

그리고, 난 오늘도 우리 후세들에게 좋은 음악을 남겨주기 위해 밤잠을 설친다.

 

에이프릴뮤직은 사라질 수 있어도 Ideale를 지울 수는 없다.

 

음악은 그런 것이다.

 

존재의 이유.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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