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놈이 나타났다...!

아주 오랜시간 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니 쓰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글을 함부로 써서는 아니되겠구나 하는 급작스레 생긴 두려움과

인터넷과 SNS를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온갖 진실또는 거짓 또는 그 아무것도 아닌 정보들의 홍수속에서

글을 쓴다는 것이 큰 장맛비 홍수에 구정물 하나 떨어뜨리는 것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늘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일년간의 너무도 힘들었던 시간들도 글쓰기를 자꾸 미루게 만들었구요.

 

모두가 힘든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여건속에서도, 에이프릴은 만들기로 한 제품들을 끝까지 만들어가야 했기에 엄청난 자금과 땀과 노력이

들어갔고, 지금도 꾸준히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오라노트V2, D700 DSD DAC, Stello 100 series의 완성을 위한 HP100, S100 mk2에 이른 DA100 mk2의 제작, 

디자인으로 인하여 2년을 미루어 온 Eximus 5 Power, Pre, DAC...

하나 하나 완성이 되어가고, 소리를 내고, 제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잘 팔 일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어렵고 힘들지만 두렵진 않습니다.

 

늦은 밤 An evening with Davie Grusin 실황 CD를 듣고 있습니다.

 

2층 제 방에는 나름대로 괜찮은 소리를 내 주는 시스템이 있지만, 거실에서 Watt Puppy 5.1을 S100 mk2 power,

그리고 HP100 mk2를 프리로 하여, Mark Levinson 31.5 + DP1을 소스로.....

아무래도 S100 mk2로는 힘이 좀 딸립니다만, 실황을 느낄 수 있는 충분한 다이내믹과 홀 앰비언스가 저를

공연장으로 안내해 줍니다.

밤 분위기때문인지 살벌하게 리얼한 연주때문인지....그냥 공연장 그 자체입니다.

빌려준 S1 mono를 빨리 찾아와야 겠습니다.

 

오늘 글이 갑자기 쓰고 싶어진 이유는 Stello HP100 mk2라는 프리앰프에 관한 이야기, 아니 뻥을 좀 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입니다.

 

이 넘은 가격이 1,300불인데 입력은 언밸런스3개, 44.1/48까지만 지원되는 USB 1개, 그리고 언밸런스 및

밸런스 출력을 갖춘 자그마한 놈입니다.

작지만 회로와 부품만큼은 들어갈 만큼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참, 그리고 매우 튼실한 헤드폰 앰프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리..사운드...

제가 사무실에서 듣는 Manley Reference, Pass Xp20, Daniel Hertz Reference Pre, 그리고 집에서 듣는 VAC, ..등 총 7개의

프리앰프중에 그 어떤 것에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비청 결과이고 제 주관적인 판단일 따름입니다만....

 

스테이징 또렷하고, 잔향은 진공관의 그것을 은근히 따라합니다. 다이내믹은 XP20보다 훨 낫고요...그러니...시간이

날때마다 이 넘을 끼고 음악을 듣고 또 들을 수 밖에요.

 

회사에선 D700에 High Resolution File들을 듣고, TV 영화도 몇개 보고, 스포츠채널도 봅니다.

오늘 토요일인데도 오라노트 V2 최종 튜닝을 겸해서 하루종일 음악 들었습니다.

그 중심에 HP100 mk2가 있습니다.

파워는 Eximus S1 mono...스피커는 B&W 800 Diamond.

잘 울리냐고요?

 

더 이상 뭘 바라는지....

들이는 돈이 억대라면 다른 이야기겠지만요.

 

 

Stello HP100 mk2

아주 무서운 넘입니다.

아주 기특한 넘입니다.

물론 가격대비 성능으로는 압권입니다.

그저 그런 오디오 소리에 질리신 분들은 중간에 이 넘을 한번 낑겨놓고 음악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헤드폰앰프로서의 성능입니다.

물론 저도 세계적으로 좋다는 헤드폰앰프들 거의 다 들어보았지만 HP100 mk2의 성능이라면 다른 것을 다 포기해도 좋습니다.

포니터가 비싸도 좀 좋았었는데.....요즘은 포니터는 재미없는 축에 들어갑니다.

그만큼 헤드폰앰프로서도 제게 충격적인 소리를 들려주고 있네요.

튜닝에 많은 공을 들이고, 부품도 엄청나게 투입한 부분도 있지만, 소리가 이 정도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이 정도 쓰고 보니 이건 뭐 완전한 뽐뿌이네요.

들어보고 아니면....뻥이었구나 하고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귀가 아직 막귀라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그리고 늘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움과 녹음을 그대로 재생해내는 능력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지라....

저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행복한 오디오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DP1의 프리단 보다 좋으냐고 누군가 물으십니다.

그래서 DP1은 DAC이라고 이야기해 드렸지요.

프리단만 따지면 HP100 mk2가 조금 더 윗질이라고 보입니다.

그러니 DP1 + HP100 mk2에 맞추어 듣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끊임없이 산적한 일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늘 닥쳐오는 자금의 문제등으로 돌아버릴 지경이면서도

또 일어설 수 있었던 저력의 근간에는, 바로 이런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거둘 때가 되었다는 믿음으로... 입가에 작은 미소라도 떠 올릴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는 다시 글을 좀 쓰려고 합니다.

침묵이 때론 비굴하게 비칠 수도 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