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by 이광일 posted Apr 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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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가 다시 왔다. 목이 칼칼하다. 비도 가끔 온다. 이른바 단비다. 비가 오면 황사도 맥을 못춘다. 사는 것도 이랬으면 좋겠다. 사월음악 (April Music)이 나의 메모장에서 끄적인지 이제 꼭 8년이다. 1998년 4월의 어느날, 선능의 아름다운 자태를 내려다 보면서 나는 자신에게 맹세하였다. "좋은 음악을 세상에 더 많이 보급하겠노라고...." 그리고 8년이 지났다. 세운 꿈은 좋았지만, 이루어 놓은 것은 "개뿔도 없다". 오히려 창피한 나머지 어디론가 소리없이 없어질 방도가 있었으면 하고 잔머리를 굴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니 살아가는 것 조차 힘들때가 너무도 많다. 사람에 치이고, 실망했다고 면전박대하고, 협박당하기도 하고, 사기도 적당히 당하고, ...... 그러니, 돈을 벌기는 커녕 8년동안 꼬박, 모든 것을 All-in 하였다.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다. 이름이 남았을까? 제조능력이 좀 늘었을까? 지지층이 좀 늘어났을까? 이제 좀 나아지나 보다 했더니, 환율은 3년새 1280원에서 930원으로 떨어지고 재료비는 30%가 올랐다. 이런 것을 예견치 못한 것 조차,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떨어지는 것을 메꾸지 못한 불찰이리라.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능력이 안되는 것을 어쩌랴! 이제 모든 것을 거의 다 해보고 마지막 기를 한 곳으로 모아서 올 여름이 지나면 정말 돈도 벌고, 세상에 널리 퍼뜨려 이름을 알릴 제품이 목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이 너무 힘들다. 현재가 너무도 괴롭다. 모두들 자신 생각만 한다. 당연하다. 나도 내 생각만 하니까..... 그래도, 난 내일 당장 회사가 망해도, 이 나라의 음악 -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넓어질 우리의 마음, 미래-을 생각한다. 이것이 자만인 줄 모를리는 없다. 허나 이 또한 어쩌랴! 잠 못이루고 고민하는 그 모든 것이 부질없는 짓인 줄을 알면서도 제 길을 가고싶어 끝까지 발버둥쳐야만 되는 나의 삶의 방식을 말이다. SACD Player를 잘 만들어 본다고, 하루종일 전 세계의 신정보를 훓고 다닌다. 그런 일 보다는 쇼핑몰에 글올리고, 제품 올리고...빨리 빨리 돈 벌어서 회사를 살찌우는 것이 사는 길임은 당연하다. 그것도 하고, 이것도 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미루어진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이 삶의 도리이다. 에이프릴은 꼭 살아야 한다. 그리고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그냥 살아나지 않는다. 큰 회사로 발전할 것이다. 돈도 벌 것이다. 그리고 그 벌어들이 돈으로 정말 하고픈 일들을 할 것이다. 그때 여러분들 모두를 초청할 것이다. 이 한마디란은 오가면 싸우고 지지고 볶고 배우고 격려하고 토해내고 치워준 모든 우리의 적과 동지들을 말이다. 같이 음악듣고, 목을 축이며 지난 세월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떄 하늘은 맑아야 할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가곡을 노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우리세대들은 양희은을 부를지 안치환을 부를지 모르겠다. 아니면 슈만을 부를지도 모르지. 드 넓은 잔디광장에 누워 누군가가 불러주는, 연주해주는 음악을 들으며 파란 하늘덮개 눈위에 가리우고....아주 아주 긴 잠을 자고 싶다. 정말 힘들다. 나누자. 이제부터라도 나누지 않으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 것 같은가? 같이뛰자. 지금부터 함께하지 않으면 항차 이 나라에 무슨 희망이 보인단 말인가? 오직 보이는 것은 共滅의 길 뿐이다. 좀 잘산다고, 좀 뒷켠으로 챙겨놓았다고 안심하지 마시라. 식구들 중 누구하나라도 잘못되면 기십억의 돈도 모두 소용이 없는 법. 좀 못산다고, 가진 것 없다고 기 죽지 마시라. 모두 건강하고, 깨끗한 맘으로 살아만 간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모르시는가?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은 이미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싸울 이유도 없다. 싸우는 것이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냥 노는 것일게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이제 지나간 8년을 돌아보며, 앞으로 살아갈 8년을 본다. 돈을 벌을 것이다. 베풀 것이다. 나눌 것이다. 하고픈 일, 계획했던 일 하나 하나 해 나가면서, 결국은 모든 것 다 주고 떠나리라. 동네마다 만들고 싶었던 작은 컨서트홀에 새겨진 동네사람 이름 하나 하나 손가락으로 보듬어 읽어가면서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지금 내게 돈이 없는고로 안되는 일이기에, 벌어서 바치는 도리밖에 없지 않은가? 지난 8년간, 에이프릴을 도와주고 함께한 수많은 "4월의 동지"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 작디 작은 오디오 장사꾼에 불과하다. 그리고 8년이 더 지나도 바뀌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꿈이 변하지 않는 한, 꿈은 계속 꾸어질 것이고 결국은 언젠가는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선진국은 국민소득이 5만불이 되어도 저속한 자본주의국가의 하나에 불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