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사장님,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난토요일(20일)들러서 골치아픈 Avalon을 다루는 문제로 의논드렸던 객입니다.
사실 저는 그 날 고객과의 미팅도 있고 장인어른의 고희를 맞아 겸사겸사 서울갔다가 마음먹고 지도 다운받아서 찾아갔었습니다.
저는 이런저른 전시회에서 먼 발치나마 사장님을 뵌적이 있고 두서없는 질문도 드린적이 있어 낮설지는 않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상담까지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가 이후로 음악이 좋아 용돈 절약하며 한장 두장 LP사모은 기억하며 서울에 유학(?)와서 대학시절동안 담배 안피고(원래 못함) 술 안먹고 미팅 안하고 모은 돈으로 청계천을 뒤지며 가끔 오디오 상가에도 출입하던 80년대 시절이 사장님과 대화하면서 새삼 떠올라 혼자 웃음을 지어봅니다.
저도 기계를 만들어 호구지책을 하는 놈이라 국산기계에 대한 우리 한국사람들의 편견이나 낮가림을 조금은 알기에 사장님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지 충분히 동감합니다.
그 날 저에게 들려주신 이야기들은 오랬만에 기계가 아닌 음악을 사랑하는 동지를 만난것 같은 기쁨을 느끼게 해 주셨고 저의 시행착오를 바로잡는데 많은 도음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물론 좋은 소리를 찾는 이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요즘의 평론이나 상술이 지나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고액이 드는 취미라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 어너 정도 방황은 해야하고 그 점도 과정의 즐거움일 수는 있습니다만 참고해야할 평론이 한글의 부족한 형용사를 모조리 풀어내는 말잔치라면 애호가는 어지러워지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었인지도 햇갈립니다.
저는 사장님을 뵙고 국산 기계의 희망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물론 저만의 생각일 수는 있지만 음악을 알고 사랑하며 올바른 생각을 가진 회사라는 점을 느낍니다.
저도 국산 기계를 만드는 중소기업에 몸 담고 있어 경영상의 어려움이 삶의 목표나 철학을 흔드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사장님께서는 부디 어려우시더라도 지금의 철학과 제품을 더욱 발전시켜서 세계제일의 음악을 들려주는 혼이 담긴 제품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미약한 힘이나마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언제 마산에 오시면(지금은 수해복구로 정신 없지만) 회나 한접시 살 기회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권환주 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