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리모콘 하나면 볼륨 조정되고 꺼지고 켜지는 AI10을 구입하여
편한하게 음악감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뭔가 일을 저질러서 혹시 제 행동에 공감을 하시는 분이 있을까봐서
글을 올려 봅니다.
몇 일 전에 거실에서 발을 크게 굴렀더니 AI10의 내부에서 뭔가 따르르하고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군요. 제가 작은 소리에도 워낙 예민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더군요.
무슨 소리인가해서 계속 발을 구르며 들어보니 내부에서 기판이나 뭔가가 진동에 떠는 소리더군요.
일단은 앰프의 네 발이 바닥에 정확히 놓여있지 않아 그런 것 같아서 발의 수평을 정확히 맞혀보니 소리가 더 이상 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해결되었지만, 내부가 진동에 취약하다는 생각이 드니 계속 꺼림찍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큰 맘 먹고 앰프를 뒤집어 봤습니다.
앰프 여기 저기를 주먹으로 가볍게 퉁퉁치니 생각보다 내부에서 부품이 진동하는 소리가 많이 났습니다. 뭔가 따르르르하면서 울면서 진동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아마도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용자분들도 궁금하시면 앰프를 두들겨 보세요. 내부에서 찰찰...이나 따르르 하면서 울리는 소리가 날 것 입니다.
결국 상판을 열었습니다. -_-;
육각렌치로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모든 나사를 푸니 상판은 쉽게 벗겨지네요.
상판을 열어놓고 다시 주먹으로 앰프를 울려보니 뒷판에 붙어있는 기판이 떠는 소리로 판명되었습니다. 특히, 수평으로 누워있는 기판에 수직으로 세워져있는 두 개의 조그만 기판들에서 소리가 많이 났습니다.
제가 회로나 이런 것을 잘 볼 수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어림짐작으로는 이 기판은 프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짐작됩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진동에 노출되지 않도록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뭔가 적당한 소재를 사용해야 할텐데...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을 부도체여야 할텐데...
처음에는 고무를 생각했는데, 고무는 오래되면 진이 나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것 같아서 배제했습니다.
제가 거실의 음상태를 튜닝하려고 전에 사용하고 남았던 흡음판넬 자투리들이 떠올랐습니다. 흡음판넬이라면 부도체이고 열이나 불에도 강하게 제작되어 앰프 내부에 사용한다고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리고 칼로 재단하기도 매우 쉬워서 기판을 고정하는데 사용하기에 제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에 보시는데로
먼저 수직으로 세워져있는 두 개의 기판을 고정했습니다. 주변의 철구조물을 잘 이용하니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흡음판넬 조각이 섬유로 되어있는 것이라서 탄력이 있어서 더 사용하기 쉬웠습니다.
두 번째로 수평의 큰 기판을 고정했습니다. 바닥 판으로부터 길게 흡읍판넬 조각을 세워서 기판을 지지하도록 했습니다. 양쪽 두 군데를 지지했더니 전혀 진동에 반응하지 않더군요.
만족해서 상판을 닫으려다 혹시나 해서
앰프를 더 두드려봤더니 대형콘덴서가 부착된 부근에서 작은 울림이 있더군요.
이 기판은 방열판에 아주 견고하게 고정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진동하는게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흡음재 조각을 잘라서 가운데있는 파워트랜스 커버와 콘덴서 사이에 끼워놓으니 진동이 완전히 잡혔습니다. 좌우 양쪽 모두 끼워 넣었습니다.
그리고 상판을 닫고 다시 아주 조심스럽게 나사들을 채결했습니다.
지금 음악을 듣는데...솔직히 더 좋아졌는지...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좋아졌다고 믿습니다. ^_^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어쨌든 진동에 대해 대책을 세웠으니 플러스 효과는 있으리라 봅니다.
에뮤에서 앰프를 잘 만들어주셨다고 믿지만
외부 진동에 AI10 이 의외로 취약한 점이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네요.
혹시 제 것처럼 앰프 내부에서 진동이 있으면
방진 대책을 세우시는 것이 좋을 듯 싶어서 참고하시라고 글 올렸습니다.
제가 공연히 음악 잘 들으시는 분들 정신 사납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단, 저 따라하시다가 앰프에 감전되시거나 앰프 잡아먹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당연한 말씀이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대해 저는 전혀 책임지지 못합니다.
앰프를 열어보려면 앰프 전원을 끄고 적어도 30분 이상은 경과한 후에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무리 전원을 껐어도 아이 주먹만한 전원 콘덴서에는 무시무시한 양의 전기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해당 콘덴서 주변의 기판에는 손을 대지 않으시는게 좋으실 것입니다. 예전에 한 번 감전되어 봤는데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금속으로 된 것을 앰프 안에 넣지 마시구요 고무장갑 등을 끼고 작업하면 안전에 도움이 되겠네요. 저는 그냥 맨손으로 했지만요...-_-;
그럼 즐거운 음악생활 되세요.
김준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