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것....

요즘엔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것이 예전같이 지겹도록 들리지는 않는다. 

 

예전엔 이 맘때면 방송마다, 가게마다 캐롤을 틀고 사람들을 모으곤 했었다.

 

사는 것은 더 잘 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왠지 사람들은 더 팍팍해 지고 산다는 것도 더 머리가 아파진 것 같다.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고...더 잘 산다고 하는 데도 말이다.

 

음악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시장은 어렵고, 노래는 넘쳐나는데 막상 들을 만한 음악도 별로 없다.

가수는 많은데 귀에 쏙 박히는 그런 운율을 뽑아내는 가수는 그리 보이지 않는다.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문득, 모든 것중의 많은 부분이 사이버세상으로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곁에 있는 것 같지만 만지려 하면 없어지는 사이비같은 사이버 세상.

그곳에 너무도 많은 부와 지식이 몰려있다.

정상적이지 않음은 틀림없다.

그렇다고 세상이 이렇게 변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역시 혼돈이다.

 

정치는 매일 시끄러운데, 그 많은 지식인들이 이전투구식으로 싸워대는데.....뭐 딱히 해결책이 없다.

그 많은 머리가 모여서 기껏 만든다는 것이 싸움이요 투쟁뿐이더냐?

모두가 내세우는 것은 같다.

국민의 나은 삶을 위하여!

 

낫게 살려면 좀 조용해야 한다.

말도 낮추어야 한다,

말수도 줄여야 한다.

남들도 생각해 주어야 한다.

버스안에서 링톤을 줄여놓는 것은 예의가 아닐까?

통화할때 좀 조용히 하면 안될까?

새로산 폰이 그리 자랑스러울까 아니면 정말 현대인들은 후안무치인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

 

문득 나는 어떨까 하고 자신을 돌아보았다.

뭐 뾰족이 다른 사람들 보다 나은 것도 없다.

아니 오히려 많은 부분이 뒤떨어져 있음을 느낀다.

이미 따라잡기에는 너무 멀어져 버린 선두군.

선두는 포기하고 다음에 올 무리에라도 잘 끼어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게다.

 

신년 1월7일에 시작되는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앞두고...시스템도 점검할 겸 음악을 들었다.

올해는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한곡 한곡을 골라내는 것은 재미있다.

손님들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되기도 한다.

 

 

D700에 Ai700을 물리고...그것으로 마그네판 20.1을 드라이빙해 본다.

DP1과는 늘 물려 들었었는데 D700으로 물린 것은 처음이다.

 

한마디로 시원하게 울린다.

징징거리거나 망설임이 없으면서 귀를 자극하듯 짜내는 음이 없다.

자연스러운 이탈감.

 

20.1이 울리기 어렵다고 모두들 이야기한다.

20년전쯤 외국 어떤 리뷰어의 글을 아직까지 모두들 신봉자처럼 기억하고 있다.

아니다...울리기 어렵지 않다.

앰프만 제대로 만들어 졌으면 제대로 울린다.

오디오 좀 했다는 많은 사람들이 어디선가 읽거나 본 소리에 관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많이 접한다.

 

 

 

오라 노트 V2에 이글스턴웍스의 안드라3를 울려본다.

역시 깔끔하게 드라이빙.

자연스러운 사라짐.

뭐 All-In-One system으로 더 바랄 것이 없다.

이번 CES의 메인 아이템이다.

지난 일본 동경쇼와는 달리 이번에는 아무 것도 없이 달랑 오라 노트 하나만 중앙에 위치시키고 그 좌우로

메인스피커를 울릴 예정이다.

Where is the amp?

질문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 하다.

 

 

물려본 김에 Daniel Hertz의 스피커와 Groove의 소리가 생각나서 (4년전인가 국내 쇼에서 이 조합으로 찡하게 음악을

즐겼던 기억이 있다).....

다시 틀어보니..그 기분이 그대로 살아난다.

이런게 황금조합이라고 하나 보다.

그런데 스피커가 워낙 비싼 거라 앰프가 좀 쳐지지만....그 둘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너무도 좋은 걸 어쩌랴.

이 소리는 내 오디오 생애에서 베스트 10에 쉽게 올라있는 조합이다.

그때 전시회때 4시간을 앉아서 음악을 듣고 갔던 이름은 모르는 그 어떤 애호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리고 가장 애착이 가는 조합

역시 HP100+S100+ Solus Entre의 조합이다.

Solus는 지난 번에 공동구매를 한 적이 있는데....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 맛을 못 보고 계신다.

솔루스는 S100과 같은 파워에 물려야 한다.

개념있는 파워.

비쌀 필요는 없다.

소리의 밸런스가 맞으면 스피커는 무한한 스테이징과 다이내믹, Silky한 고역까지 재생해 준다.

정말 요물같은 스피커이다.

조금만 더 이쁘게 만들면 좋겠다만....이번에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해 봐야겠다.

 

이번 쇼에서는 솔루스 앙뜨레의 형격인 Floor Standing의 David가 나올 것이다.

이것은 진정 무적의 스피커가 될 것이다.

모렐의 최고급 트위터에 6.5인치 우퍼로 구성되는데....생각만 해도 벌써 꿀꺽이다.

쇼가 끝나고 국내데뷔를 할 예정이다.

 

이런저런 조합으로 음악을 들으며 기분좋게 올해를 서서히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D700 샤시에 정신줄은 칼같이 긴장되어 있고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살림이며

예정일 보다 5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출시하지 못한 오라노트 V2가 눈앞에 가물거린다.

 

이제 며칠 후면 내 눈앞에 완성품이 나타날 것이다.

D700도 조립을 시작할 것이다.

 

지연, 사과, 미안함, 괴로움, 짜증, .....

모든 것이 고통같은데...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보다 나은 결과와 평안한 쉼이 있음을 안다.

그러기에 또 하루를 견디며 버티어 간다.

 

허나....

아!

이제는 조금 성공하고 싶다.

그리고 조금 쉬엄 쉬엄 가고 싶다.

 

15년전, 에이프릴을 시작할 때.....이렇게 살아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물론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예측하고 살아가진 못하기에 딱히 불평할 처지는 못된다.

 

노력하고 달성하고 보람느끼고 성과를 거두며....사는 것.

행복이 뭐 별것이겠는가?

 

길쪽으로 난 창을 열고, 산타가 썰매를 타는 모습을 보아도 시원치 않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사무실에서 아직 일이다.

2013년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지나가나 보다.

2014년의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날 버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음악..이다.

그 외엔 아무것도 없다.

음악이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으리라는 믿음.

더 좋은 음악으로 더 나은 세상이 온다는 것은 틀림없다.

하여, 이 반열에 합류해주는 모든 에이프릴의 식구들에게 늘 무한한 감사와 믿음을 보낸다.

 

여러분 모두에게 하늘에서 내리는 무한한 평강이 함께 하기를~!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