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사무실에 들어와 보니....책상위에 멀리 독일에서 지인이 보내온 판이 한장 놓여있었다.
포장을 뜯고 내용을 보니...앗!
이 음반은 어려서부터 내가 가장 좋아했고, 지금도 가장 최고의 음반이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음반.
Ferruccio Tagliavini (탈리아비니)의 ROMNZE D\"AMORE 가 아닌가?
언젠가 내가 이 음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나 보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컥 올라오는 그 무엇.
감사, 그리고 충격, 그리고....남들을 챙기지 못하는 부끄러움.
연말에 여기저기 땜질하느라...아마 생애 최고의 바쁜 날들을 살아가는 내 모습이 한없이 찌질이 같았었는데....
그리하면서도 회사에, 개인에 믿고 밀어준 많은 분들에게 올해도 아무것도 못해드렸다는 자책감으로 늘
다운되어 지내고 있었는데...
이 음반이 순식간에 나를 멍하게 만들어 버렸다.
완벽한 무장해제!
중학교 초반시절,
이 음반중 토스티의 이상 (Ideale)를 FM에서 듣고, 아버님에게 판을 좀 구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이 음반의 라이선스판이 성음에서인가 나온 것을 선물받았다.
(내가 받은 버전은 Romaze Di Sempre인데..내용은 같다).
아버님에게 선물받은 것이 많겠지만, 이 라이센스음반은 죽어도 잊지 못할 그런 물건이다.
듣고 또 듣고...또 듣고.
아직 보관은 하고 있지만...판은 상할대로 상하여..지글지글.
그러나, 이데알레에서의 탈리아비니의 목소리는 마치 그가 살았던 1950년대로 나를 순식간에 땡겨놓는다.
그리고...끝.
무엇이 말이 더 필요하랴?
그런데 그 원반이 내 앞에 있다.
이것이 진정한 최고의 크리스마스선물인가보다.
난 아무것도 못했다.
아니 생각할 여유조차 가지지 못했다.
너무 고마와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음악은 오디오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배운다.
지난 일요일 중앙선데이에 올라왔던 에이프릴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나, 오디오 매니아, 오덕후 맞다.
그러나 그전에 확실한 것,
음악매니아.
음악이 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드리라는 믿음을 지닌 한 인간이다.
이 한장의 음반이라는 라디오프로,
그 제목 그 대로, 한장의 음반이 나를 한없이 눈물짓게 한다.
이 크리스마스 전날에 말이다.
인터넷 뒤져서 오더하면 된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런 것도 마음에 여유가 있거나 진정한 Care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한없이 부끄럽고, 고맙고, ....그리하여 또 새 힘을 얻는 그런 크리스마스 전날이다.
고맙습니다. 최형...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