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야 할 토요일, 즐토.
오늘도 연구소장님과 저는 아직 사무실에서 분투중입니다.
해도 해도 끝없는 일입니다.
살아나야 하기에, 살려야 하기에 또 합니다.
서해바다에서는 거꾸로 누운 세월호속에서 수 많은 생명이 삶의 끈을 잡으려고 투쟁중이고,
그를 구하기 위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리고, 부모나 가족들은 끝까지 치닫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몸져 누워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전체를 흔들려는 세력까지 생겨나고...
온 세상이 극을 향하여 치닫는 느낌입니다만.
이럴 때 일 수록 삶과 가치와 미래에 대하여 냉정하게 모두 주위를 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대한민국은 오뚝이처럼 일어나야 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쥐어찢기듯 아프지만, 막상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도뿐입니다.
아니 기도뿐이 아니라, 기도는 대단한 힘입니다. 최고의 힘입니다.
물론,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또 있습니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을 줄여가는 일입니다.
일차선을 150킬로로 달리는 과적화물차를 보면서 양병집의 노래를 떠올립니다.
지그재그로 미친듯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보면서...그리하면 빨리 저 세상가겠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무단횡단은 민주사회의 기본이라는 듯 아무 곳이나 건너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에고 그래도 배우신 분이....
잘 뽑힌 고급차의 창문을 열고 담배꽁초 집어던지고...그것도 모자라 가래침까지 뱉어주시는 완벽함을 보이는
운전자를 보면서 침과 담배꽁초를 다시 입에 되쳐넣고 싶은 좋지못한 충동마저 느낍니다.
.....
끼어들기는 안되겠지만, 갑자기 없어진 차선때문에 당황하는 운전자에게 아무도 양보 안해주는 닫힌 마음들.
내 새끼는 절대 스펙이 좋아야 한다는 덕에 움직일지 모르는 좋은 동네의 집 값, 또 그것에 대한 자랑거리.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한다는 말이 \"그 정도의 위장전입은 관례\"라고 하는 것.
아, 어찌 이런 마음과 말들이 보편화되고 정당화될 수 있는 지 대한민국은 비정상에 너무 관대해 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게 되었으면서 왜 세상은 이렇게 더 시끄럽고 아우성판이 되어 갈까요?
철도는 제대로 된 트랙에 올려져야 달릴 수 있습니다.
잘 달려야 많은 사람들이 제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요, 모두가 사는 길은 트랙을 지키는 것입니다.
Track은 정의요 규칙입니다.
그러한 기본이 살아나지 않으면....
삼풍, 성수대고, 세월호....이런 것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가족과 주위를 진정 아낀다면 내 주위의 작은 것 부터 마음을 열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나누어야 합니다.
양보해야 합니다.
너그러워져야 합니다.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웃층간 소음을 몇 데시벨에 몇분이상 뛰면 안되는 조건을 법으로 만들었다고..세상이 잘 살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좀 뛰면서 자라야지요.
밤 늦게 뛰는 아이는 못 뛰게 가르쳐야지요.
이것이 기본이지, 법 만드는 것이 기본이 아닙니다.
내일의 아이들에게 철사줄로만 꽁꽁묶은 수천페이지의 매뉴얼을 물려주시겠습니까?
내일은 부활주일입니다.
부활은 생명의 부활입니다.
부활의 음악, 위로의 음악을 들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문득 떠 오른 음악은 요즘 드라마에 사용되어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연주입니다.
음악도 연속극에 나와야 그제서야 좀 뜨는 세상입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그렇게라도 음악이 널리 퍼질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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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링컨센터에서 미하일 플레트네프의 연주회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전반부엔 협주곡을 하고 후반부엔 지휘를 했었는데...
피아니스트로서,
또 한 사람의 지휘자로서 제 정신을 쏙 빼 놓았었지요.
뭐, 저런 인간이 있노.....
그 후로도 꽤 많은 연주자를 보았습니다만, 플레트네프처럼 딱 떨어지는 연주자는 거의 못 만났습니다.
물론 그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플레트네프가 피아노를 치고,
얼마전 세상을 뜬 아바도가 베를린 필을 지휘한 이 동영상 연주는
\"기본의 중요성\" ...\"내공의 중요성\" ..\"시스템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줍니다.
좋은 연주는 서로가 완벽에 가까울 수 있도록 잘 협연되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같이 사는 삶~!
꽉 막힌 세상을 뚫어 버리기 위하여, 아이들이 저 바다를 뚫고 솟구쳐 오르는 환상을 봅니다.
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