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클럽에 올린 글입니다.)
^^
지난 토요일, 에이프릴 본사에서 HP100을 사왔습니다. 일요일 오후 2시경부터 전기를 먹여 주기 시작했고, 월요일 오후부터 K501에 연결하여 듣기 시작했습니다.
전기 먹이기가 최소한 50시간은 넘어야 몸이 풀린다고 하고, 또 제 소리를 내려면 2주일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많습니다. 때문에 전기 먹이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6시간 정도 지난 지금 제대로 "리뷰"라는 걸 쓸 수는 없겠죠. 더군다나 지금 노트북의 옵토플레이를 통해 foobar로 재생되는 APE나 FLAC 파일 정도 듣는 열악한 상황이니.
그런데.
저 뿐만 아니라 다른 K501 당 여러분도 느끼시는 부분인데, K501에 이렇게 넉넉한 저음이 있다는 건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전까지 OBH-21SE에 연결하여 듣고 있었는데, 역시 전반적으로 선이 가는 느낌을 주고 있었죠. 하지만 HP100이라는 신형 엔진을 장착한 K501은, 마치 라이트급 선수가 순식간에 미들급으로 올라온 듯한 인상입니다. OBH-21SE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간감의 부족도 해결이 되었고, 특히 저음이 뚜렷하게 풍성해졌네요. 그 덕분에 고음역도 이전의 성마른 소리에서 여유있게 찰랑거리고 있습니다.
일단은 긍정적인 부분들.
그러나 다소 부족한 듯한 부분도 없지는 않습니다.
아르헤리치의 쇼팽/리스트 피아노 작품집, 비발디의 글로리아, 타카치 사중주단의 베토벤 현악 사중주 7번 라주모프스키, Pat Metheny Group의 "First Circle" 등을 지금까지 듣고 있습니다만.
흔히들 "해상력"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다소 모자름이 있는 듯 합니다. 특히 타카치 사중주단의 베토벤 현악 사중주에서, 각 악기 소리가 명확히 구분되어 재생되지 않는 인상입니다. 또한 현악기 소리가 다소 메마르게 들리는 점 또한 마음에 걸리네요.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현악기 소리는 OBH-21SE의 승리입니다.)
전기를 계속 먹여 주면 몸이 풀린다고 하니까, 믿어 봐야죠. ^^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소리만이라고 해도, 에이프릴 뮤직의 선전 문구처럼 "이 가격대에 이런 소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K501당원에게, HP100은 선택 아닌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