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 시청회에서 스테이트먼트를 처음 들었습니다.
솔직히 놀랬습니다.
소리에 놀라기보다는 이 스피커를 듣고 많은 분들이 선택했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 스피커는 지극히 모니터적인 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B&W보다도 더 모니터적인 소리를 내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경우에는 더도 말도 덜도 말고 공연장의 그 소리를 내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사실 오디오만 듣다가 문득 궁금해져 콘서트홀에 가서 들어보면
소리가 싱겁기가 그지 없습니다.
집에서 듣는 것처럼 박진감있는 다이나믹, 거침없이 올라가는 고역,
으르릉거리며 파도처럼 밀려오는 저역,
이런 것은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앞줄에 앉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휘자석에 앉거나 3관, 4관의 편성 정도가 되어야
그 정도의 다이나믹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테이트먼트의 중저역의 다이나믹은 상당합니다.
그리고 당일은 스탠드가 좀 부실해서 아래로 깔리는 저역이 좀 혼탁해졌지만
북셀프치고는 상당한 저역이라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테이트먼트에 아쉬운 점은
고역쪽에 뭔가 짜릿한 맛이 없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양념이 덜 되었다는 말과 같겠습니다.
양념이 범범이 되어 원재료의 맛을 모를 정도의 요리가 되면 곤란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양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비단결처럼 고혹적인 실크돔의 고역, 광채가 나는 메탈돔의 고역 등
듣는 사람의 귀를 끄는 이런 약간의 양념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차게 뻗어가는 바이올린의 고역, 영롱한 음색의 일렉트릭기타톤,
섹시한 음색의 여성보컬,
이런 것을 기대해봅니다.
부산시청회에서의 시청환경에서 느낀 소감이구요.
다른 시청환경에서는 또 어떨지 모르죠.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 들은 윌슨과의 음색차이는 분명히 났습니다.
이상, 윌슨, 틸 등 약간 에지가 강조가 된 음을 좋아하는,
아직 산전수전을 겪지 못한 초보애호가의 촌평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