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이광일 사장님께.
지금 이곳은 흐드러는 꽃들도 종종걸음을 멈추게하는 바람도 그누구의 손짓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저 4월이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사장님에 대한 감사의 생각에
이곳에 몇자 끄적일 수 있는 기꺼운 마음을 불러일으켰답니다.
잘지내시는지요.
잘지내시냐는 인사가 무색하리 만큼, 꽤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크리스마스 인사도 새해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너그러이 용서를 바랍니다.
그래도, 문득 문득 제 마음이 갈급함을 느낄때 이곳에 들러 사장님 글 훔쳐보곤 했답니다.
무릇, 음악도 글도 와인도 그안에 위안이 없다면 진정 무슨 의미가 있겠는지요.
생각해보면, 수년전 바코드에 처음 출근을 할때는 와인보다도 종종 윗층 에이프릴에
들러 좋은 소리들에 취하고 했던 기억이 더욱이 소중하군요.
에이프릴의 스텔로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바흐가, 슈베르트가, 쇼팽이 얼마나 호사였는지요.
저는 오디오 잘 모릅니다. 허나, 음악이 주는 감동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감동을 만들어 주신 이광일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에이프릴식구들과 함께 나누었던 와인의 향기, 소소한 이야기들. 그리고 음악...
잊지 않고 있습니다... 잊지 않겠나이다.
한국을 떠나오면서, 많은 것을 잃고, 혹은 놓아두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또 다른 것을 얻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생이 흘러갑니다.
그 흘러가는 인생속에 음악이 저를 불러 일으켜 세워줍니다.
오늘은 그저, 4월이 시작되었다는 이유로, 중언부언 몇자 끄적이고, 사진하나 남겨 놓고 갑니다.
ps: 에이프릴 모든 식구들 잘지내시지요? 건강하시길 ^^
박정애 올립니다.